제1야당 국민의힘에 ‘가덕도 신공항’ 폭탄을 투하해 중구난방 상황을 만들어낸 민주당의 조롱이 모질다. 학생회만도 못하다는 비아냥도 퍼붓고, 당론부터 정하라는 압박에도 나서고 있다. 와중에 경남도지사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가덕도 신공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당론을 정비해 ‘가덕도’ 개미지옥에 빠진 형국을 벗어나야 한다.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결과 발표는 아리송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와 민주당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불 때기에 여념이 없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 협치를 논하기 전에 당론부터 정하라”고 비아냥댔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과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제1야당의 혼란에 약을 올렸다.

그런 가운데 홍준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지만 추진해볼 만하다”고 밝혀 중재안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가덕 신공항, 무안 신공항, 대구 신공항, 인천공항 등을 거론하며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채택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대구·경북에는 고약한 사태다. 가덕도에 국제공항이 또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동네 공항으로 찌그러질 공산이 크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김해신공항 확장을 전제로 계획이 짜여 있다.

국민의힘은 문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개미지옥에 덜컹 빠져버린 신세다. 반대하자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이반이 두렵고, 찬성하자니 국책사업이 난도질당하는 상황이 문제다. 그렇더라도 이런 혼란과 자중지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서둘러 당론을 정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안 또는 보완책 마련이다. 영남권 모두는 물론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중심으로 당론을 정할 수만 있다면 반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신속하게, 그러나 설득력 있는 수습책을 장만해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