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희 호

외로워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침묵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붉게 타오르면서도

갓 맑은 풀잎 하나 태워버릴 수 없는 화염

외로운 침묵으로 바라보아야

그것이 불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화염은

외로워야

침묵해야

읽을 수 있는 가을 초대장

낙엽, 그 문장을 읽을 수 있다

침묵과 외로움에 깊이 빠져봐야 가을의 초대장을 받을 수 있고 가을을 느낄 수 있다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붉고 아름다운 가을에서 화염과 영혼을 느끼는 시인은 낙엽이라는 문장을 읽어내기 위해 더 깊이 침묵해야 하고 더 간절히 외로움에 처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