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신년특집]무주공산 대구시장 누가 뛰나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1-01 05:34 게재일 2026-01-02 2면
스크랩버튼

<편집자주>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로 차기 대구시장 선거는 말 그대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전통적인 보수정권 텃밭답게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예비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역시장이 공석인 지금이 대구시장직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물밑에서 중량급 후보 선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수많은 예비후보가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대구가 처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대구의 현실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발전 동력도 찾을 수 있는 차기 대구의 리더가 누가 될지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들 간의 리그전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시장 도전이다. 보수의 산실인 대구의 경우, 국민의힘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어느 때보다 현역 의원들간의 경선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현역 의원은 유영하(대구 달서갑)·윤재옥(대구 달서을)·주호영(대구 수성갑)·추경호(대구 달성군)·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가나다순)이다. 

국회 최다선 의원 중 1명인 주 의원(6선), 그리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윤 의원(4선)과 추 의원(3선)의 출마는 중진 간 대결이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새해들어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선언한 주 의원은 경북 울진 출신으로 경북도지사 후보군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20년 넘게 대구 지역구를 지켜온 만큼 대구시장 출마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국회 부의장부터 원내대표까지 주요 당직을 맡아 왔으며, TK신공항 특별법 등을 주도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역임한 윤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당내 영향력과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출마설이 나왔었다. 

추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대구발전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승부하겠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역임했다. 풍부한 행정·정치 경험으로 어려운 대구 경제를 타개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 ‘12·3 비상계엄’ 특검 수사로 한 때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최근 법원이 그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중 가장 먼저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최 의원은 “GRDP 전국 꼴찌인 대구는 대기업 출신의 시장이 필요하다. 초선이지만 경제 분야에선 3선 이상의 구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했던 만큼 이번에도 출마 시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돌입하기 전 현역 의원들 간 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이번은 해볼 만하다” 자신감 피력

최근 TK지역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대구시장 선거로까지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특히 정부여당이 TK신공항, 대구취수원 이전 등 대구의 주요 현안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 후보가 누가 될 지에 시민들의 관심도 크다.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중량급 인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구윤철 경제부총리, 홍의락 전 국회의원이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부터 꾸준히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왔었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에서 네 차례 선거(총선 3번, 지선 1번)를 치렀고, 그중 20대 총선 때 수성구갑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인사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정작 김 전 총리 본인은 출마설에 선을 긋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현재 출마설득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출신 구 부총리의 차출설도 힘을 얻고 있다. 대구시장의 임기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와 거의 맞물려 있는 만큼 정부와 원활하게 소통되는 인물이 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구 부총리는 대구 영신고를 졸업했으며, 2023년부터 1년간 경북문화재단 대표직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대구 북구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홍 전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지역 언론인 모임에서 “1월 중 공식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용성’으로 승부하겠다는 홍 전 의원은 “색깔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 삶의 문제, 성장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역임했다.

◇범야권과 전·현직 기초단체장도 출마 

 대구를 밑바닥부터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현직 기초단체장이나 전직 구청장, 지역 출신 정치권 인사 등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은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조응천 전 국회의원(개혁신당)도 유력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난달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인 제36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벼랑 끝에 선 대구를 구하러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번도 대구와 당을 떠나지 않으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독재적 행태에 맞서 싸워왔다”면서 “보수의 정당성을 굳건히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각각 지역 내 3선 기초단체장으로, 탄탄한 지역 기반과 풀뿌리 행정력을 기반으로 대구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자서전 ‘이태훈의 길’ 출판기념회를 연 이 청장의 행보는 시장 출마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배 청장은 출판기념회 대신 포럼 출범으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달 중 ‘굽은소나무 포럼’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0일 대구를 방문한 이 전 위원장은 “지금은 방미통위 설치법 가처분과 헌법소원만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지만, 이재명 정부와의 충돌과정에서 높아진 인지도와 대구지역 지지도를 바탕으로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출마가 거론되는 조응천 전 국회의원(개혁신당)의 행보도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정치권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첫 선거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며 “대구가 보수의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정권이 바뀐 시점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TK신공항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대구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