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을 보면서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을 보면서
  • 등록일 2020.09.23 19:36
  • 게재일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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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종 경북대 교수
김규종 경북대 교수

지난 9월 16일 아베 신조 후임으로 스가 요시히데가 일본의 99대 총리로 취임한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 9월까지 관방장관을 역임하면서 아베의 하수인 노릇을 한 인물이다. 총리를 포함한 내각 인사를 보면 전임 아베 정권의 인물 8명이 고스란히 유임되었다. 스가는 아베의 동생을 방위상에 임명함으로써 아베 정권의 기조를 강화하는 태도를 보인다. 아베가 지금까지 보인 반한정책 철회는 당분간 없을 듯하다. 일제 강점기 징용공 관련 대법원판결 불복과 위안부 문제 처리에서 문재인 정부는 원칙적인 입장을 천명해왔다. 하지만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고집한 일본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는 강경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가는 이런 정책을 견지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조다.

일본 내정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 우려되는 바가 적잖다. 더욱이 일본은 중국과 함께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아닌가?!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더라도 일본은 한반도의 명운과 긴밀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663년 백강 전투와 1592년 임진왜란, 1895년 을미사변,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경술국치는 모두 일본과 관련된 사건이다.

올해는 일본 제국주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 75주년이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3050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고, 1998년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평화적인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이른바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위상이 날로 웅혼해지는 시점이다. 반면에 일본은 2010년 중국에 밀려 세계 경제순위 3위로 내려앉은 후 과거의 영화(榮華)를 추억으로 간직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패전국가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던 일본의 추락은 숱한 평가와 해석을 낳고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일본의 정체(停滯)를 말하고 싶다. 일본 사회의 역동성이 약화하여 미래를 추동하거나 견인할 세력이 사라진 현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온전한 정권교체는 2009년 8월 30일 민주당이 자민당을 대신한 2년의 경험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일본은 자민당 일당 독재라는 말이 나와도 유구무언이다.

어느 나라든 대안세력이 존재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라 부른다. 수권 능력을 갖춘 실력 있는 야당과 정부의 실정과 부패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시민사회의 존재가 나라의 명운을 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무력한 야당과 미약한 시민사회로 인해 미래를 열어나갈 구심력과 추동력을 스스로 상실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이것을 깊이 성찰하고 사유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건강한 이웃이자 경쟁하는 국가로 재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선량하고 능력 있는 이웃이야말로 커다란 선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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