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흔히 떠올리는 말이 있다. 궁즉통(窮則通)이다. 주역(周易)에서 나온 이 말은 원래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의 줄인 말이다. “궁하면 변할 것이고 변하면 통할 것이고 통하면 오래 갈 것”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려움에 처할 때가 종종 있다. 이때는 궁즉통의 말처럼 변화를 먼저 구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세상의 일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돌파구가 있기 마련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서양 격언이 같은 말이다. 주역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는 하늘이 도와 이롭게 하며 오랫동안 누릴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궁즉통은 주역의 만물순환 원리 철학이 잘 드러난 표현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믿으면 안 된다. 변화를 통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참뜻이다.

공자는 주역의 중요성을 알고 책을 묶어놓은 끈이 끊어질 정도로 열심히 이 책을 탐독했다고 한다. 공자 사후에는 한 때 볼품없는 점술책으로 여겨져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끼지도 못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 이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오경 중 으뜸으로 치고 있는 책이다. 삼라만상을 음양 이원으로 설명하며 철학과 윤리, 정치적 상황에 대한 주석도 달아 놓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가 접한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포스트 코로나를 극복할 숙제가 산적하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가는 곳마다 낯선 풍경이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종의 스트레스다. 궁즉통이 코로나가 바꿔 놓은 세상에 적응할 방법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