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래<br /><br />시조시인<br /><br />
김병래

시조시인
 

‘아아 잊으랴 ,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박두진 시인이 지은 이 노랫말을 곰곰이 새겨 보면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하고 원통했던가 짐작이 간다. 이 피맺힌 원한의 노래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는 금지곡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가사를 바꾸기도 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밥술이나 먹고 살만해 졌다고 과거를 깡그리 왜곡하고 폄훼하는 어리석음으로 얻는 것이 뭐겠는가.

상기하자 6·25!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에 외치던 구호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잊지 말자는 것인데, 상존하는 북쪽의 위협을 환기시켜 민심을 단속하려는 구호였다. 그런데 좌파정권이 들어서면서 금기시되고 잊혀졌다. 수백만의 사상자가 나고 천만 이산가족이 발생한 민족 최대의 비극을 과연 그렇게 잊어버려도 되는 것일까?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6·25 동족상잔은 김일성의 야욕이 아니었으면 일어날 수 없는 참극이었다. 민족을 위하는 생각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다면 어찌 동족의 가슴에다 총부리를 겨누는 전쟁을 도발할 수 있겠는가.

동족을 죽인 6·25전쟁을 강대국들의 대리전이니 뭐니 하면서 남의 탓으로 돌리는 자들이 있다. 남이 시킨다고 부모 형제를 죽여 놓고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걸 어찌 인간이라 하겠는가. 남이 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김일성이가 전쟁을 허락해 달라고 스탈린을 찾아가서 애걸을 하지 않았던가. 강대국들에 의해 나라가 갈라졌으면 민족이 합심으로 다시 뭉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이 어떻게 동족상잔의 구실과 핑계가 된단 말인가.

김일성이 적화통일 야욕으로 전쟁을 도발한지 70주년이 되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6·25전쟁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고 거듭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김일성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죄악은 천만 번 부관참시를 한들 만분지일도 풀리지 않을 원한일진대. 남북을 막론하고 전범 김일성을 호도하고 비호하는 자들은 모두가 민족의 반역자들이다. 투철한 반공정신이야말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헐벗고 굶주린 오합지졸이었던 국민들을 결집시킨 구심력이었다. 누가 사악하고 해괴한 논리로 반공정신을 폄훼하는가. 공산주의는 수천만 명을 숙청 살상하고도 결국 패망하고 말았다. 반공의 정치적 악용으로 희생자가 없지 않았다 한들 그것이 어찌 반공의 탓인가.

무오류 순백주의나 원리주의만으로 된 역사란 있을 수가 없다. 패망하지 않고 번영하였으면 성공한 역사요 자랑할 만한 역사인 것이다. 반공과 개발독재가 아니었으면 우리도 북한 꼴이 되었거나 중구난방 분쟁이나 일삼다가 후진국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김일성의 망령이 들린 비뚤어진 좌파들에겐 이런 말인들 먹힐까마는, 김일성 일당이 자행한 천인공노할 동족살상의 만행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자들은 수백만 원혼들의 저주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