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인

늘 푸른 동해 넘실거리는

수제선 따라 북으로

아스라이 철조망이 돌아가네

삼천리금수강산

철조망으로 둘러치고

집집마다 담장을 한 뼘씩 높여 놓고

입으로만 통일을 노래하는 사람들

가슴마다 철조망 키우며 돌아가네

대보 가는 길 청 보리밭

노고지리 한 마리 노골노골

철조망을 넘나들며 노래하는데

철조망에 갇혀 사는

바닷가 사람들은 알지

아이들은 왜,

철조망을 흔들고

발로 차고 기어오르는지

우리나라 해안선에 삥삥 둘러쳐진 철조망은 분단 현실의 아픈 산물이다. 시인은 호미곶 가는 길의 아름다운 해안선에 흉물스럽게 둘러서 있는 철조망을 보며 통일로 가는 길에 놓인 이런 차갑고 흉물스러운 것은 걷어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깊이 동의한다. 휴전선 비무장 지대가 생태평화공원으로 바뀌고 아름다운 해안선이 우리에게 돌아올 날들을 간절히 소망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