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行 대체 선박
울릉도行 대체 선박
  • 등록일 2020.06.23 19:52
  • 게재일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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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천혜의 비경이 돋보이는 울릉도를 다녀왔다. 지난 80년대 초에는 고교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처음으로 가봤고, 2011년엔 가족들과 함께 명소 관광과 산행, 독도 탐방을 겸해 갔으며, 이번엔 직장동료들과 함께 자전거 라이딩과 성인봉 등반을 위해 갔었다. 풍랑 등의 기상조건에 따라 계획대로 섬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쉽질 않은데, 근 40년 동안 큰 차질없이 세번을 다녀왔으니 그나마 다행스럽고 감사하기만 하다.


여행의 반 부조는 날씨라고, 입도(入島) 첫날 약간 흐리고는 이틀 동안 쾌청해서 섬 일주 라이딩과 성인봉 등정을 하기에는 최적이었다. 더구나 시원한 바람의 결 속에 온갖 비경을 접하며 파도소리와 원시림의 녹음 추임새에 맞춰 페달을 밟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국토의 막내 울릉도는 약 250만 년 전 화산 활동에 의해 생긴 섬이다. 성인봉(986m)을 주봉으로 크고 작은 봉우리와 죽도, 관음도 등을 거느린 거대한 산 같은 섬이다. 전체가 하나의 섬이지만 화산성 물질의 분화로 험준한 봉(峰)과 유일한 나리분지가 형성되는 등 지질학적으로도 학술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부속섬인 독도는 고유한 우리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의 터무니없는 영유권 주장으로 외교적인 마찰이 끊이질 않는 민족의 자존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지난 40여년 간 포항∼울릉도를 오가던 배의 운항에도 몇 차례 변화가 있었다. 필자는 무려 11시간이나 걸리던 청룡호를 타고 갔다가 6시간 걸린 한일호를 타고 나온 적이 있다. 그 후 2천400톤급 썬플라워호를 타고 비교적 빠르면서 안정적으로 다녀올 수 있었는데, 지난 2월말로 선령을 채운 뒤 대체 선박 투입 문제가 연일 뜨거운 감자처럼 떠오르고 있다. 썬플라워호의 선령 만기가 벌써 4개월이 지나가는데도, 무슨 뒷북 치는 것도 아니고 사전에 운항사와 울릉주민, 포항해수처와의 협의, 조정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여태껏 난항을 거듭하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모름지기 인무원려난성대업(人無遠慮難成大業·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룰 수 없다)이라 했다.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휘호한 유묵의 글귀이기도 하다. 세상이 복잡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예견하고 통찰하는 안목과 지혜를 길러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준비와 계획, 대비와 기획을 잘 해야 한다. 그것은 곧 나무도 알고 숲도 볼 줄 아는 혜안이기도 하다. 근시적이나 임시변통식 대처는 소모적인 논쟁과 손실을 끼칠 따름이다. 타협과 조율의 퍼즐로 상생하는 기틀을 빠르고 신중히 마련했으면 한다.

파고 탓인지 기존보다 1/4 정도로 줄어든 규모의 엘도라도호를 타고 포항을 출항하는 것부터가 상당한 고역이었다. 승객 대부분이 선체의 심한 롤링으로 인해 역겨운 배멀미에 시달리는데, 배가 작아 조금만 너울이 일어도 크게 흔들리고 기상악화에 결항이 잦다는 어떤 분의 씁쓸한 푸념이 울렁거림을 더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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