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과 KBS
사회자본과 KBS
  • 등록일 2020.05.26 20:00
  • 게재일 2020.0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
박혁준KBS포항방송국장

학창 시절에 영어 어휘를 공부할 때만 해도 그리스어로 ‘지역 혹은 사람들’을 의미하는 demic이라는 단어에 접두사 pan(모든)이 결합되어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포스럽게 다가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550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34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초래하고 있는 이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나라 또한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국민들과 정부의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로 초기 대응함으로써 물적자본과 인적자본 등의 총체적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해외 유수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신뢰가 정착하여 생성된 무형의 자본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칭하며 집단 내의 관계에 깔려있는 협동의 규범으로 번영과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위기가 종식되면 적지 않은 물적, 인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 생성된 사회자본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하는데 있어 공공재의 역할을 중추적으로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1961년에 개국한 KBS 포항방송국은 지역사회의 방송과 문화 발전에 매진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보도함으로써 공적책무를 다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시청자들과 KBS 사이에 형성된 신뢰 기반의 사회자본 또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은 공적책무를 과거와는 비교불가하게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하에서 지역사회 맞춤 방송서비스로 확장하여 제공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분권의 단위를 지금보다 광역화해서 접근하고 능동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대처하는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미디어정책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분권화를 통해 KBS지역총국을 거점으로 지역 뉴스 역량과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확대하며 지역 문화행사 및 미디어교육을 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방통위의 사업계획 변경 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결국 포항과 안동을 포함한 7개 지역국 폐지 수순의 일환이 아니냐는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우려의 목소리와 애정 어린 질책을 KBS는 엄중히 듣고 긍정적으로 응답하고자 본사 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뉴스7’ 등의 참여를 위한 TV 제작기능을 지역국에 유지하는 것으로 며칠 전에 결정한 바 있는데, 이에 따라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이 형해화(形骸化)되지 않고 그 진정성과 미래지향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수용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KBS 한국방송은 공적책무 완수를 위한 이와 같은 헤라클레스적인 노력이 시지프스적인 과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다함으로써 신뢰 기반의 지역 사회자본 형성과 유지에 기여하고, 시청자들과 인생의 동반자로서 희로애락을 함께 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