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20일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현 보건복지국을 시민건강국과 복지국으로 분리하고, 경제 활력을 위한 미래공간개발본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 감염병 진단검사 기능을 강화하고자 보건환경연구원에 질병연구부도 신설했다고 한다.

대구시의 이번 조직개편은 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체제 변화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경제를 활력화하고 감염병으로부터 시민건강을 지키고자 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특히 비수도권 지자체 중에서 처음으로 보건과 복지를 분리해 감염병 대응에 적극 나선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대구는 코로나19가 전국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이다. 전국 확진자의 62%를 차지했다. 신천지교회가 전파자가 된 특수한 상황은 있으나 코로나19로 대구시민이 겪어야했던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다행히 높은 시민의식으로 세계가 인정한 코로나 극복의 모범도시가 됐다.

그러나 대구시가 진짜로 극복해야 과제는 지금부터다. 대구시의 직제개편은 이런 과제를 풀어갈 행정 수단이다. 대구시가 코로나 사태를 전적으로 도맡아 수습할 수는 없지만 일선현장의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할 선도적 위치에 있다. 이런 점에서 대구시의 조직개편은 효능면에서 제대로 기능이 발휘될 수 있게 끔 잘 운영되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대구시의 발 빠른 대응에 기대를 모아본다. 대구시는 대내외적으로 메디시티를 표방한 지 오래다. 국내 최고의 의료 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료도시를 꿈꾸고 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던 대구의 공공의료 경험은 값진 대가라 할만하다.

코로나 사태로 정부가 신종 바이러스 유행병에 대응할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준비 중이라 한다. 이번 기구개편을 계기로 대구시는 감염병전문병원의 대구유치에 적극 나서 대구가 명실공히 메디시티로서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구가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유례없는 고통을 당했지만 그 경험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대구시의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조직개편과 맞물려 대구의료계도 지역의료산업 발전에 함께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