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데믹이라는 재앙
인포데믹이라는 재앙
  • 등록일 2020.03.18 20:18
  • 게재일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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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

“이제 선택할 때다. 공격적인 방역으로 사망률을 낮춘 한국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많은 확진자와 더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이탈리아의 길로 갈 것인지”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인 제롬 애덤스의 말이다. 전 세계가 극찬하는 한국의 의료진들과 방역체계와 함께 칭찬 받아야 할 것은 한국국민의 높은 의식수준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아직도 무분별하게 어깨를 맞대고 모이고, 마스크도 쓰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제발 한국 국민들처럼 하시오”라는 호소도 생긴다 한다.

그 수준 높은 한국국민의 거의 유일한 예외가 종교집단들이다. 신천지는 기독교 입장에서 보기에 교리적으로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아도 가정을 파괴하고 삶의 기반을 허무는 반사회적 집단이다. 한국교회는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계속 호소해 왔지만, 사회의 여론은 냉담했다. 대형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신천지를 홍보해 주기도 했다.

이제 그 부작용의 상당부분을 교회가 떠안아야 하게 되었다. 일부 교회이긴 하지만, 공중보건 차원의 고려 없이 자신들의 종교적 열정만 중요시하는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교회들이 코로나19 전염병 극복을 위한 노력에 모범을 보여야 되려 노력했다. 의료진들을 지원하고, 이 어려운 때에 소외된 계층들을 돌보려 애를 쓴다. 그러나 백 교회, 천 교회가 조심하고 노력해도 한 두 교회가 일탈을 저지르면 교회의 위상이 심하게 흔들리는 형국이다. 수도권의 한 교회에서 감염예방 한다면서 소금물을 분무기로 뿌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충격이었다.

인포데믹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해결책이라고 내 놓는 정보들이 너무 넘쳐나서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 온다는 뜻이다. 소금물이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정보들이 카톡을 중심으로 한동안 돌아다녔다. 부끄럽게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런 가짜 정보 유통에 한 몫을 했다. 오죽하면, 어떤 이단보다 무서운 종교가 “카톡교”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근거 없는 정보로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마스크를 쓴 김에 내가 평소에 한 말들이 혹 남에게 상처 주지나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겠다. 이와 함께 혹 나도 모르는 사이 부정확한 정보 전달로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에 일조하지나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못지 않게 무서운 인포데믹이라는 재앙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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