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사안까진 아니었다… 포항 주민소환투표 결국 무위로
파면 사안까진 아니었다… 포항 주민소환투표 결국 무위로
  • 안찬규기자
  • 등록일 2019.12.18 21:21
  • 게재일 2019.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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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SRF 관련 주민소환 부결
투표율 21.8%, 개표 충족 안 돼
이나겸·박정호 시의원직 유지
양측 “결과 만족” “소통하겠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지역구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시행된 18일 오후 개표소가 마련된 남구 선관위원회에 투표함이 옮겨지고 있다. 주민소환투표의 개표는 최종 투표율이 21.75%에 그쳐 개표가 무산됐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 갈등으로 불거진 박정호·이나겸 포항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이 부결됐다. 주민소환제의 마지막 단계인 투표까지 진행됐으나, 투표율이 낮아서 개표 여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주민소환 청구 사유가 세분화되어야 하는 등의 숙제도 남겼다. <관련기사 6면>

18일 포항시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포항시 남구 오천읍 박정호·이나겸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율은 사전투표와 거소투표를 포함해 각각 21.75%(9천577명)를 기록했다. 투표자 수가 오천읍 지역 유권자 3분의 1인 1만4천661표를 넘어야 개표 후 주민소환 인용 여부를 따지는데, 이를 넘지 않아 개표 없이 무효로 끝이 났다. 이는 청구인 측이 접수한 서명부(이나겸 의원 1만1천223명, 박정호 의원 1만1천193명)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두 시의원은 그대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주민소환 청구 측이 두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성공 여부에 따라 이강덕 포항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예고했었던 만큼 포항시도 한시름 놓게 됐다.

이나겸 의원은 “이번 주민소환으로 느낀 점이 많다. SRF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주민들과 더 깊이 소통하고,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다. 앞으로는 좀 믿고 맡겨달라”고 말했다. 박정호 시의원도 “주민소환으로 생긴 주민들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앞으로 SRF에 대한 장기적인 이전계획 등을 세워 살기 좋은 오천을 만들도록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민소환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주민소환을 청구할 때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선거법도 허술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주민소환을 청구한 ‘오천 SRF반대 어머니회’측은 주민소환이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투표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은향 어머니회 대표는 “오천읍 유권자 5명 중 1명이 우리와 뜻을 함께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SRF가동 중단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는 많은 갈등을 남겼다. 주민들 간 주민소환 찬반 구도가 대립하면서 민-민 갈등이 불거졌고, 주민소환 대상에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빠졌다는 이유로 정치색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포항시의원은 “이번 주민소환은 청구 명분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면서 “SRF시설이 들어선 후 의정활동을 시작한 박정호 의원이 소환대상이 된 것도 문제였고, 이나겸 의원도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하는 의원인데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소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민소환을 청구한 어머니회는 “주민들이 SRF 폐쇄와 이전 등을 요구하는 데도 오천지역 자유한국당 두 시의원이 이를 무시한 채 포항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선관위로부터 주민소환청구인 대표자 등록증을 교부받아 지난 7월 말부터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이 받은 서명부는 두 시의원 모두 주민소환 투표 발의 요건인 오천읍 지역 유권자 4만3천463명의 20%인 8천693명을 넘어섰다.

남구선관위는 서명부를 접수한 후 서명인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오천읍 주민인지와 선거권자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후 투표를 공고하고 지난 13∼14일 사전투표를 거쳐 18일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오천읍도서관 등 15개 투표소에서 주민소환 투표를 진행했다. 사전투표에는 오천읍 주민 3천547명이 각각 참여했다. 이는 오천읍 전체 유권자 4만4천28명의 8.06% 수준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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