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 철

수평선이 축 늘어지게 몰려 앉은 바닷새가 떼를 풀어 흐린 하늘로 날아오른다. 발 헛디딘 새는 발을 잃고, 다시 허공에 떠도는 바닷새, 영원히 앉을 자리를 만들어 허공에 수평선을 이루는 바닷새.

인간을 만나고 온 바다,

물거품 버릴 데를 찾아 무인도 가고 있다

허공에 수평선을 이루며 영원히 앉을 자리를 만든다는 표현에서 인간과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의 원형을 지키려는 시인정신을 읽는다. 인간과 문명의 흔적인 물거품을 피해 깨끗한 무인도로 찾아가는 도저한 바다를 시인은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