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성장 산업’은 잘 크고 있나?
한국의 ‘신성장 산업’은 잘 크고 있나?
  • 등록일 2019.07.01 19:47
  • 게재일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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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마이너스 금리의 국채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및 독일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맴돌았는데 이제는 프랑스, 스웨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만큼 석유기반의 구경제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그 안에서 미국의 ‘밥그릇 싸움’도 우리를 걱정스럽게 한다. 해법은 빨리 산업구조를 신성장 분야로 바꾸는 것인데 한국은 제대로 길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라서 안타깝다.

먼저 내년부터는 파리기후협약이 발효되며 친환경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고, 2차전지 수요도 크게 늘어 날 전망이다. 그런데 한국의 2차전지 부품업체들은 최근 실적이 악화되었다. 그 이유는 중국 전지업체들과의 경쟁 때문이다.

사실 중국정부는 현지 업체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국업체들이 경쟁하기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줄였다는 사실은 “낮은 제품단가에 생존 가능한 업체들로 구조조정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2차전지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배경을 보면 첫째, 모든 부품을 100% 중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희귀금속의 경우 중국이 가장 풍부하니까 접근이 용이하다. 또 2차전지 제조 공정이 은근히 노동집약적이라서 중국이 인건비 경쟁력을 볼 수 있다. 둘째, 중국 정부의 도움이다. 그 동안 엄청난 보조금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해줬고, 해외업체들에게 기술상납을 종용하여 현지업체들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셋째, 중국의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신성장 산업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2011년경 중국 중심의 경제성장이 기대되며 건설중장비를 만드는 한국의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광받았었다. 그런데 중국의 싸니(SANY)가 두산을 능가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귀를 의심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싸니로 입사한다는 설명을 듣고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모두 팔았던 기억이 난다.

과거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들이 모두 1인당 GDP 3만불 이상의 국가들이었다. 오로지 한국만 2만불대에서 제대로 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어서 가격경쟁력을 주도하며 시장점유율 확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1인당 GDP가 1만불도 안 되는 중국이 침투하여 자리를 잡은 산업이라면 더 이상 볼 것 없지 않을까? 2차전지도 그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 같다. 내년부터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을 해법(solution)을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옳아 보인다.

한편 친환경과 더불어 신성장의 또 다른 축은 바이오 산업이다. 그러나 한국의 바이오는 ‘인보사’ 사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동안 너무 장밋빛으로만 접근하여 주가에도 거품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프레미엄을 받는 바이오 업체들은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곳들이다. 만일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성과를 보이면 기존 치료법은 대체가 되는 셈이다. 즉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기존 바이오 업체들은 신약의 가치평가를 할 때 출시 이후 특허가 유지되는 10여년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나올 대체 치료법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 가운데 이미 오랜 기간 연구된 것들도 있다. 즉 10여년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세계 바이오 산업은 새로운 치료법에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바이오 업체 가운데는 이렇게 신기술을 주도하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가가 할인되어야 하는데 한국 내 투자가능 바이오 기업들의 희소성 때문에 오히려 프레미엄을 받고 있는 바, 이것이 거품의 증거다.

결국 한국의 신성장 산업은 중국에 치이고, 신기술에 대체될 수 있는 처지에 있다. 사회정의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신성장 관련 스타트업을 돌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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