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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릴레이에 꺾인 낙찰가율… 포항 부동산 경매 시장의 ‘냉기’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24 16:34 게재일 2026-03-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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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경매 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아파트./임창희기자

 최근 포항 지역 부동산 경매 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고금리 여파와 지역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이른바 ‘반값 경매’ 물건이 속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손길은 여전히 신중한 모양새다.

2026년 3월 현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진행 중인 경매 지표를 살펴보면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주거용 아파트와 상업용 근린시설에서 나타나는 유찰 현상은 단순한 조정을 넘어 시장의 관망세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한때 포항의 ‘대장주’로 불리던 북구 장성동과 양덕동 일대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도 경매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장성동의 한 랜드마크 단지는 감정가 3억 2천만 원대에 나왔으나 1회 유찰 끝에 최저매각가격이 2억 2천만 원대(70%)까지 떨어졌다.

남구 대잠동의 한 단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차권 인수 조건이 맞물리며 두 차례나 유찰, 감정가의 49%인 1억 2천만 원대까지 최저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는 전세 사기 여파와 선순위 채권 분석에 대한 부담이 입찰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와 근린주택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구룡포읍 소재의 한 상가 타워 물건은 감정가 4억 6천만 원에서 수차례 유찰을 거듭해 현재 반값인 2억 2천만 원대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원도심인 상원동 등 중앙상가 인근 물건들 역시 공실 우려로 인해 감정가 대비 30~50% 수준에서나 간신히 낙찰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토지 경매 또한 지지부진하다. 구룡포읍 병포리 일대의 대규모 임야는 무려 6회나 유찰되며 감정가 4억 6천만 원의 단 12% 수준인 5천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분묘기지권이나 법정지상권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얽힌 토지들이 경매 목록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 경매 시장의 낙찰가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펜타시티 등 신규 택지 개발지구의 입주 물량과 기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매 물건까지 쏟아지며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감정가가 시세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경매 특성상, 유찰 횟수만 보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포항은 지역별, 물건별 양극화가 심해 현장 답사와 권리 분석을 통한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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