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성 호

가장 가까운 그대의 가슴에도

가 닿지 못하면서 우리는

자꾸 쓸데없는 길만 놓고 있구나

땅이고 하늘이고 바다고

가리지 않고 길을 놓아

바람처럼 빛처럼 빠르게 달려도

단 한걸음 밖에 서 있는

그대에게는 가지 못하면서

아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길 속에 갇혀 있구나

인간은 수많은 길을 오가며 소통한다. 때로는 길을 만들기도 하고 사물과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시인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가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자성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진정으로 가슴과 가슴을 터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에게 소통과 공유, 관계를 형성해가는 삶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