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8.03.29 21:40
  • 게재일 2018.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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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랑`문정희 지음·민음사 펴냄시집·9천원

한국의 대표 여성시인 문정희 시인(71)의 신작 시집 `작가의 사랑`(민음사)이 출간됐다.

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세계로 나아가기보다는 세계를 품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더 넓고 깊은 사랑을 보여 준다. 그것은 여성의 목소리로 가능한 사랑이다. 작가의 글쓰기로 가능한 사랑이기도 하다.

여섯 명의 여성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모여 있다. 이제 막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폴란드 시인이 말한다. 사랑 이야기보다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그전에 사랑을 말하는 자는 작가가 아니라고. 순간 침묵을 깨고 그는 말한다.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작가의 사랑` 중)

이번 시집의 표제작인 `작가의 사랑`에서 문 시인의 동선은 국경이 무의미하다. 젊을 적 어머니가 참척의 비극을 겪은 남도에서 자유가 쉬워 보였던 뉴욕과 메가폰을 들고 시를 읊었던 아르헨티나의 재래시장까지. 발 딛는 곳 어디에서나 시인은 쓸쓸한 애국심을 몸 한쪽에 놓아 둔 채로 시와 여성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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