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위 올라 애국가 듣는 것이 목표죠”
“단상 위 올라 애국가 듣는 것이 목표죠”
  • 연합뉴스
  • 등록일 2018.01.09 20:49
  • 게재일 2018.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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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스노보드 대표팀
장애 극복한 `금빛 담금질`
▲ 힘차게 도약하는 김윤호. /연합뉴스

“단상 위에 올라 애국가를 듣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폭설이 그친 후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9일 오전 강원 평창군 용평스키장에서 평창 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김윤호(35), 박수혁(18)이 힘겹게 슬로프를 올라갔다.

이날 훈련은 빠른 속도로 경사로를 뛰어넘는 것(키커)이다.

힘차게 도약하는 김 선수와 달리, 박 선수는 쉬게 슬로프를 내려오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이다.

며칠 전 연습을 하다가 크게 넘어진 뒤로 두려움이 몰려든 까닭이다.

대표팀 김상용 감독이 용기를 북돋우고자 지른 함성이 멀리까지 울린다.

“(박)수혁아 괜찮아. 넘어져도 돼.”망설인 끝에 설원을 가로질러 도약한 박수혁. 만족스러운 점프는 아니었지만, 얼굴 속 긴장과 공포는 조금 덜어낸 모습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은 스노보드 종목에 총 4명이 출전한다.

손목 이상의 장애(SB-UL) 부문에 박항승, 박수혁이, 무릎 아래 장애(SB-LL2) 부문에는 김윤호, 최석민이 나선다.

대표팀은 2015년 10월 장애인 스노보드 신인선수단으로 창단했으며, 작년 10월 팀 정식명칭을 국가대표팀으로 바꿨다.

스노보드는 지난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경기를 치른 후 이번 평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우리 대표팀이 출전하는 스노보드 종목은 `스노보드 크로스`와 `뱅크드 슬라롬`으로 나뉜다.

스노보드 크로스는 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우탱 등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를 경주하는 경기다.

뱅크드 슬라롬은 기문 코스를 회전해 내려오는 종목이다.

한국 대표팀 4명은 두 종목 모두 출전할 수 있도록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히고 구르지만, 이들은 한순간도 훈련을 게을리할 수 없다.

수차례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세계수준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팀의 주장을 맡은 김윤호는 왼쪽 다리의 절단 부위 살이 뭉개지고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의족이 두 차례나 깨질 정도로 힘들지만, 메달을 목표로 버티는 중이다.

김 선수는 “심하게 넘어지면 교통사고를 당한 듯한 충격이 올 때도 있다”며 “그래도 고통을 친구라 생각하고 엄살은 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괴롭히는 것은 부상뿐만이 아니다.

코스가 완벽하게 갖춰진 스노보드 트랙이 국내에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대형 스키장에 완전한 코스를 갖추고 훈련해야 하지만 비용과 관리를 이유로 스키장 측에서 이를 꺼리는 실정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점프, 웨이브 등 일부 구간을 재현한 훈련장에서 제한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부족한 코스 경험은 국제대회 출전을 통해 채워나간다.

이날 오전 점프 훈련에서 두려움을 느끼던 박수혁은 “그래도 스노보드가 좋다”고 얘기한다.

그는 겁이 많은 성격에 고소공포증까지 있어, 새로운 코스를 접할 때 마다 공포가 찾아오곤 한다,하지만 그는 “발바닥을 통해 느껴지는 사각거림이 너무 좋다”며 스노보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선수단은 지금처럼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물론 베이징올림픽까지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59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를 뛰어넘은 이들의 `금빛 담금질`이 슬로프 위에서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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