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땅 대구·경북 (4·끝) 상주 화령장 전투

▲ 상주시는 상주화령장전투 전승기념공원 조성에 앞서 지난 9월 상주전투를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시가지를 행진하며 퍼레이드를 열고있는 장면.
▲ 상주시는 상주화령장전투 전승기념공원 조성에 앞서 지난 9월 상주전투를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시가지를 행진하며 퍼레이드를 열고있는 장면.

6·25 전쟁이 발발한지 2주째로 접어드는 1950년 7월중순 북한 제2군단은 조기에 소백산맥을 넘어 아직도 대전과 청주지방에서 분전중인 국군 및 유엔군의 퇴로를 차단, 섬멸전을 전개할 기도하에 그들의 선봉인 제15사단을 속리산 동쪽의 깊은 계곡으로 투입해 상주~김천 축선으로 돌파구를 확대코자 중앙돌파를 계획했다. 이때 국군 제1군단은 이 지역의 적정이 불명해 군단 정찰대로 하여금 화북~화서면 간의 공백지대를 탐색중 14일 정오경에 동비령에 다다른 동 정찰대가 북괴의 첨병소대를 발견하고 이를 기습, 12명의 포로를 사로잡았다. 육군본부는 보은에서 함창으로 이동중인 제17연대를 이곳 화령장에서 정지시켜 정찰대와 함께 이 적을 현지에서 저지 격멸토록 명령했다. 매복 작전을 전개한 연대는 5일동안에 걸쳐서 상곡리와 중달리 그리고 동관리 등을 오르내리며 유리한 지세를 이용한 기습공격으로 그들 제48연대의 주력을 격멸했다. 이어 25일 현지에 도착한 제1사단이 그 임무를 인수해 지연전을 폄으로써 국군은 전선전에 걸쳐 시간 여유를 얻어 제1군단은 안동지구로 이동하고 제2군단은 함창-상주 전선을 맡았다, 또한 미 제24사단을 비롯한 미 제25사단과 미 제1기갑사단도 상주-김천 정면에 병력을 전진하는 등 낙동강 방어선의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北 1개사단 격멸한 5일간 전투, 아군전사자는 4명 불과… 민·관·군 합심 값진 승리
전승기념공원을 산악지구 테마공원으로… 전투현장 재현·트레킹 코스도 개발 방침

□  1차 교전-상오리 전투

화령장은 속리산과 주흘산으로 연결되는 소백산맥 지대를 말하며 800m 고지와 깊은 계곡으로 협로였다.

또한 보은~상주 간의 25번 도로와 괴산~상주 간의 977번 도로의 접합점에 있기 때문에 소백산맥 방어에서 중요한 전략적 교통의 요충지였다.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불법 기습남침한 북한 인민군은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한 후 7월 중순에 총력을 기울여 소백산맥 일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력이 부족하였던 국군은 이곳에 방어선을 구축하지 못했고 이점을 간파한 북한 인민군은 국군의 대비가 없는 공백지대인 977번 도로에 예하 15사단을 투입해 조기에 상주를 점령하고 국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기 이전에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직행하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군 제2군단 제17연대 제1대대장 이관수 소령은 정찰대를 파견해 때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북한군 전령 1명을 생포해 북한군 1개 대대가 어제 밤 이곳을 통과해 상주로 진출했으며, 본대인 제48연대가 후속할 예정임을 알게 됐다.

대대장은 북한군 사이에 끼인 상태로 상주 쪽으로 행군할 것이 아니라 상곡리에 매복해 북한군 제48연대 본대를 기습할 것을 결심하고 7월17일 오후 3시께까지 전투 준비를 완료한 후 북한군의 접근을 기다렸다.

이윽고 16시께, 제1대대가 매복중인 상곡리에 북한군의 행군대열이 나타났는데 그들은 선발대대가 아무 일 없이 지나갔던 관계로 경계를 풀고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바로 그때 제1대대의 모든 화기는 일제히 불을 뿜었고 1시간의 공격 끝에 북한군 제48연대는 붕괴돼 버렸다.

이 전투로 제1대대는 250명의 적을 사살하고 30명의 포로를 잡았으며 1천200여정의 소총 등 수많은 군수품을 노획하는 대승을 거두었는데 전사는 이를 `상곡리 기습전`이라 명명했다.

▲ 상주무공애훈자 공적비.
▲ 상주전투 1·2차 요도

□  2차 교전-동관리 전투

다음날 제17연대 제2대대가 화령장에 도착했고, 마침 북한군 제15사단의 제49연대가 제48연대를 후속할 예정이라는 귀중한 첩보를 입수했다.

국군 제17연대장 백인엽 대령은 제49연대마저 격멸하기로 결심하고 제1대대를 현 위치인 상곡리에, 제2대대를 상곡리 북서쪽 동관리에 매복시켰다.

그리고 3일 후 도로를 따라 밀집종대로 행군하며 내려온 북한군 제49연대는 제2대대의 포위망 안에 완벽하게 갇히게 됐고 기습에 순식간 무너져 버렸다. 이 작전으로 적 356명 사살, 26명을 포로로 잡고 박격포 16문 등 다수의 전투장비를 노획하는 큰 전과를 연이어 올렸다. 이 공로로 제17연대장(김희준 중령)과 전 장병이 1계급 특진하는 영예를 안았던 반면에 적 15사단의 상주 공격 시도는 무참히 좌절되고 말았다.

결국 화령장 전투는 가장 완벽한 매복 기습작전을 전개해 최소한의 희생으로 적의 주력을 섬멸한 공세적 방어전투의 모범적 전례가 됐고 `무적불패 제17연대` 신화의 출발점이 됐다. 이 전투가 바로 동관리 기습전이다.

□  화령장 전투의 교훈

5일간의 전투로 북한군 1개 사단이 격멸됐지만 아군 전사자는 4명에 불과했다. 당시 전투를 지켜본 미 군사고문관 스카레기 소령은 “1, 2차 세계대전을 다 겪어 보았지만 이처럼 통쾌한 전투는 처음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아군은 압도적인 대승을 거뒀다.

수적으로나 화력면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아군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유리한 계곡지형을 잘 이용했고, 무엇보다 적이 눈앞에 다가오는 긴박한 순간에도 지휘관의 사격통제에 따르며 철저하게 전장군기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화령장 전투의 승리는 민관군이 힘을 이뤄낸 값진 승리였다. 북한군의 이동을 신고한 노인, 북한군에 대한 첩보를 제공해 준 경찰, 연일 계속된 전투에 지친 장병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준 마을 주민, 지리를 잘 알고 있어 주변정찰에 직접 동행하며 도움을 주었던 청년, 이들 모두가 화령장 전투 승리의 주역이었다. 아군은 이 전투의 승리로 낙동강 방어선 구축을 위한 결정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17연대 전 장병은 1계급 특진하는 영예를 얻었다.

▲ 상주전투 1·2차 요도
▲ 상주무공애훈자 공적비.

□ 화령장전투 전승기념공원 조성

상주시 화서면 화령초등학교 송계분교 일원에 추진되는 상주화령장 전투 전승기념공원은 경북도 낙동강 호국평화벨트 조성사업과 연계해 진행된다.

부지면적 2만7천㎡에 110억원이 투입돼 내년 말 완공계획이다. 주요시설은 기념관, 추모공원, 광장, 체험시설 등이다.

6·25전쟁중 육군 단독의 최초 전승지구로 낙동강 방어선 구축의 시간적 기반을 제공한 곳 답게 기념공원을 나라사랑 정신계승, 청소년 호국안보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상주 화령장전투는 6·25전쟁 중 한국군에 의한 최초의 승전지로, 지난 1980년 상주시 화서면에 화령장지구 전적지가 조성됐다. 지난해 장비전시장에 탱크와 장갑차를 전시하는 등 전시장과 조형물을 보수하고, 산중턱에 있는 전적비까지 방부목 계단을 설치하고 곳곳에 조망테크도 만들었다. 전적지에는 화령장전투의 요도 및 홍보판을 제작, 설치하는 등 말끔히 정비했다. 경북도는 산악지구 테마공원을 만들어 전투현장을 재현하고 서바이벌, 산악트레킹 코스도 개발할 방침이다.

6·25 참전유공자회의 한 관계자는 “호국공원이 완성되면 우리나라를 이끌고나갈 젊은 세대들에게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한 목숨 초개와 같이 버렸던 선배전우들의 애국심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한반도 적화야욕을 새삼 상기시키는데 큰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국벨트 조성 착착각 지역 호국공원들
관광명소 부상 기대

▲ 김원석 경북도 사회복지과장
▲ 김원석 경북도 사회복지과장
“경북은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했을때 스스로 일어나 몸을 던진 호국의 중심으로 그 중요성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김원석 경북도 사회복지과장은 “특히 6·25전쟁당시 전세를 역전시킨 낙동강전투의 중심이 경북인만큼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호국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업이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칠곡 영천 포항 등 한국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며 대반격의 전환점이 된 낙동강 방어선의 역사적가치를 재조명하고, 전후세대에게 호국안보교육, 전투병영체험, 추모와 체험공간, 여가기능등을 융합한 복합형 호국공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호국공원은 지역의 관광명소로 탈바꿈 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부가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곳곳에서 추진중인 호국공원은 주변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새로운 개념의 안보주재 테마파크로써 자리매길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은 지난 2010~2016년 7년여에 걸쳐 약 1천500억원을 투입해 7개시군에 걸쳐 낙동가 호국벨트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그는 경북은 과거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수십년간에 걸친 외침속에서도 우리민족과 얼을 보존하기 위해 분골쇄신한 선조들의 뼈가 묻힌곳인 만큼 호국공원조성으로 민족을 지켜낸 고장이라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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