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④ 마이스터고로 몰리는 학생들

고교때부터 전공살려 전문인력 선취업 노려
졸업생 95%이상 취업성공… 지원자 크게 증가
성적우수자·인문고교생 유턴 사례도 늘어

경쟁률 올라가
마이스터고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어줍잖은 대학을 나와 취업백수로 지내기 보다는 고교때부터 확실한 기술력을 익혀 자신만의 전공 노하우를 쌓은 후 탄탄한 기업에 취직해 자신의 발전을 꾀하려는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첫 졸업생이 배출되면서 95%이상의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 지원자가 늘어남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도 당연 상위권이다. 구미전자공고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 15%내외, 금오공고 23%, 경북기계공고는 30%안에 들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과거 특성화고 시절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가 된 셈이다.

이에따라 경쟁률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구미 전자공고 경우 지난 2010년 1.99대1이던 것이 11년 2.02대 1, 12년 2.18대 1, 13년 2.2대 1 등으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경쟁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성적이다. 초창기에는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않은 학생들도 상당수 지원했지만 소문이 나면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 그만큼 입학하기가 쉽지않은게 현실이다.

구미 전자공고 최창원 마이스터 부장 교사는 “단순히 경쟁율이 올라갔다는 것 보다는 하위학생들은 지원을 포기하고 상위학생이 몰려들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쟁률은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간 것 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과거 특성화고 시절과의 차이점도 있다. 특성화고 시절에는 인문고를 갈 성적이 안되는 학생들이 주로 와 학교에서도 전공과는 별도로 대학을 가기위해 노력하는 학생이 상당수 였다. 그러다보니 취업반과 대학진학반이 혼재돼 본래의 특성화고 기능이 저하되는 교육괴리 현상이 여러 특성화고에서 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이스터고에서는 이런 현상이 싹 사라졌다. 전원 취업을 목표로 전공을 정해 그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기위해 기숙사 생활까지 하며 전력투구 하고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에 학생이 몰리는 데는 국가의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마이스터고가 지정되면 정부에서 시설투자비로 25억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의 수업료와 기숙사비가 무료이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학생들은 식비만 부담하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듯 취업률, 학생들의 마인드 변화, 정부의 지원등에 힘입어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글 싣는 순서
① 롤 모델인 독일 직업학교
② 유럽(스위스·오스트리아) 직업학교
③ 취업이 우선이다
④ 마이스터고로 몰리는 학생들
⑤ 지역 마이스터고
⑥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성공기
⑦ 마이스터고 출신 명장들
⑧ 문제점과 방향 (전문가 진단)

“탄탄한 실력다져 분야별 최고전문가 될 것”

학생들 마인드 달라져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마인드도 확연히 다르다. 과거 무조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소신없이 성적에 따라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지원했다.

다수의 학생들은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성적을 관리해 원하는 회사에 선 입사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대학을 나오는 것 보다도 미리 자신의 전공을 익혀 실무에 적용시켜 한단계 한단계 계단을 밟아 전문가가 되겠다는 것.

특히 학생들 중에는 인문고에 다니다 유턴한 경우도 있었고, 대학을 고집하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이스터고에 스스로 진학을 결정한 경우도 많았다. 과거 못배운 한을 자식에게 풀기위해 대학진학을 권유하는 부모를 오히려 설득해 마이스터고로 스스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

입학생중에는 중학교 전교 1등을 비롯, 인문고에서도 충분히 우수한 성적을 거둘수 있는 상당수 학생들이 진학한 것을 보면 고교입시판도가 어느정도 변화되고 있는 가를 실감할 수 있다. 또 마이스터고 선배들의 성공적인 취업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 구미전자공고 박호지 양, 구미전자공고 전유상 군, 금오공고 김지섭 군, 금오공고 김수현 군
▲ 좌측부터 구미전자공고 박호지, 전유상 / 금오공고 김지섭, 김수현

△구미전자공고 박호지
구미전자공고의 1학년 박호지 학생은 신문기사에서 같은학교 1기 출신인 김민지 선배에 대한 기사를 읽고, 여자로서 전자분야의 마이스터라는 꿈을 가지게 됐다.

롤모델인 선배를 본받아 관심이 있고 흥미가 있는 전자산업분야에 취업, 관련기술을 배워 훗날 나만의 회사를 차려 세계적인 CEO가 되는것이 꿈이다. 그녀는 올 초에 기초전공 지식을 쌓고 기술서적을 읽고 해독 능력을 기르기 위해 도서부에 가입했다. 지난 3월 전국연합 학력진단 평가 결과 등급평균이 2.8등급이 나왔고, 이는 전국 상위 10%내외 성적이다. 박호지 학생은 지식뿐만 아니라 체력 또한 하나의 마이스터로서의 덕목이라 생각, 태권도 3단을 획득하는 등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구미전자공고 전유상
이 학교의 전유상 학생은 인문고에 다니다 마이스터고로 유턴했다.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전공지식 뿐만 아니라, 기초지식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능력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인문계고에서 2년간 집중적인 기초과목에 대한 학습을 한 후 자퇴를 하고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했다. 부모님은 극심한 반대를 했지만, 확신에 찬 미래 설계와 포부를 전해 설득을 할 수 있었다. 비록 타 신입생들에 비해 2년이란 시간을 돌아가는 것이지만 다른 학생들보다 20년, 그 이상 더 값지게 쓰기 위해 돌아온 선택에 단 한순간도 후회도 없다. 공부뿐 아니라 예술, 운동 등 여러 분야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취미인 색소폰 연주를 비롯, 다방면의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오공고 김지섭
금오공고의 김지섭학생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려 했었지만 아버님이 좋은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힘들다며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조언해 방향을 바꿨다. 마이스터고는 취업도 잘되지만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는 사실에 마음을 굳혔다. 학교 성적 상위 10%를 유지하고 자격증 공부도 병행하여 1학년 말에 현대 자동차 그룹에 원서를 낼 계획이다. 금오공고 역사상 가장 많은 자격증을 따는게 목표다.

△금오공고 김수현
이학교 김수현 학생은 외국어고에 가려다 진로를 바꿨다. 일반 학교와 달리 넓은 학교시설, 다양한 실습시설외 동아리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 아주 좋다. 또 기숙사 생활로 인해 선배들과 마주칠 기회도 많아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제 4기 영마이스터로서 기술명장이 돼 어느 기업에 가더라도 기술을 맘껏 활용해 회사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이 장래계획이자 꿈이다.

 

▲ 포항제철공고 김도현 군, 포항제철공고 김영수 군, 평해공고 권준성 군, 평해공고 김동제 군
▲ 좌측부터 포항제철공고 김도현, 김영수 / 평해공고 권준성, 김동제

△포항제철공고 김도현 군
포항제철공고의 김도현 학생은 나이드신 부모님 등 집안사정을 고려해 좀 더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포스코 및 계열사로의 취직이 보장된 마이스터고를 택했다.

우선 영 마이스터 인증을 받기 위해 학교에서 요구하는 모든 교육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향후 자격증은 물론 토익공부도 열심히 해 취업 후 외국근무 등을 준비중이다. 이외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입사후에는 자작곡으로 동료를 비롯 여러사람들에게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 줄 야무진 포부를 갖고있다.

△포항제철공고 김영수 군
이 학교 김영수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포스코에 관심이 있어 중학교시절 포철공고 원수접수만을 기다린 경우다. 처음에는 성적을 고려해 다른 공고에 원서접수를 할 생각이었으나 포철공고가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바뀌면서 기존의 전통에다 마이스터고의 장점을 더했을 때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학업에 매진했다.

포스코에서 요구하는 영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토익스피킹 5급, 1인 1기 등 전공 자격증 3개 이상, 타 전공 자격증 2개 이상, IT 관련 자격증 1개 이상, 그리고 인성 계발을 위한 독서 100권 이상, 봉사시간 100시간 이상을 이수할 목표를 정했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유지해 가며 학업에 열중한다는 계획이다.

△평해공고 권준성 군
평해공고의 권준성 학생은 평소부터 마이스터고에 관심이 있던 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보고 원자력전문고인 이 학교에 입학할 결심을 굳혔다.

사고당시 원자력의 유익함과 위험함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고, 원자력 마이스터고가 생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것. 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원자력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후 이쪽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미련없이 진로를 결정했다. 주변사람들 대부분 인문계를 가라고 했지만 고등학교때부터 전공과목을 공부한다는 것이 굉장히 설레고 기대됐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한비야를 존경하는 그는 남다른 의지와 끈기를 축적해 모범적인 회사생활을 하는게 목표다.

△평해공고 김동제 군
김동제 학생은 원래 항공과학고를 생각하다 원자력이라는 이색적인 분야에 매력을 느껴 평해공고로 바꿨다. 주변사람들의 시선은 좋지 않았고 원자력에 관심이 있다면 인문계 고를 졸업해 대학교에서 원자력을 전공하도록 했지만 뜻을 바꾸지 않았다.

다른 고등학교들처럼 외우는 식의 강의가 아닌 생각하고, 토론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수업이라 만족하고 있다.

아직 1학년이라 모르는 것이 많고, 전문 교과목도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어려운 점이 있지만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나 한국전력 등에 들어가기 위해 자격증 취득과 내신관리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마이스터고 `취업이 우선이다`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