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정 기자가 만난 여성들 (72) 김인순 포항차인회장
윤희정 기자가 만난 여성들 (72) 김인순 포항차인회장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09.07.02 09:07
  • 게재일 2009.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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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 마시며 찻잔 속 여유를 담다

26년간 다도교실 운영… 2천여명 제자들 배출

포항여성차문화축제 10회째 열며 우리차 홍보

김인순(79·포항시 북구 중앙동 59번지·사진) 포항차인회장은 경북도내 최고령 다도인이다.

경남 김해가 고향인 그녀는 남편과 결혼후 포항에 정착하면서 올해로 26년째 다도 인생을 살고 있다.

경기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녀는 지난 1983년 1월 (사)한국차인연합회에 입회해 (사)한국차인연합회포항차인회를 직접 설립했다.

1994년 7월 한국다도대학원 교수 자격증을 취득하던 그해부터 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4년경에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동경에 가게 됐다. 그 집이 바로 일본에서도 이름있는 表千家(오모데센게)의 교수집이다.

“생전에 보지도 못한 차(茶)를 대접 받고 당혹스러움을 본 다도교수님이 한국에도 茶가 있느냐 하고 묻는데 나는 그 순간 입이 딱 다물어졌어요. 과연 우리나라는 차가 숭늉인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쥬스, 사이다인지, 아니면 커피일까?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으며 대답을 할 수가 없었지요. 이 순간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돌아와서 백방으로 우리 차 알기에 앞장섰으며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때, 교수분이 2007년 포항시청 개항 기념 때 한일다도 교류하신 교수님 이시지요.”

그녀는 다도가 주는 보람으로 단연 `여유로움`을 꼽았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취미라고 귀띔했다.

“우리는 무한경쟁 속에 살고 있어요. 학교 들어가서부터 계속 남보다 한 점이라도 앞서야 했으며, 사회에서도 모든 면에 심사기관이 있어 대상이다 은상이다 하며 또한 겨누며 마음 다치게 합니다. 그러나 다도(茶道)란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다도를 통해서 얻어지는 깨달음의 경지로 가는 것입니다. 자기내면과의 부단한 싸움, 자기를 이기면 성공하는 것 입니다. 다도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철저하게 상대방을 배려함이 스며 있으며, 차 생활에는 예절이 덧붙여 가게 돼 있습니다. 예절이 플러스 돼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 할 수 있지요.”

26년간을 쉬지않고 다도 교실을 운영해 오면서 하나의 조직이 자연이 생기게 되니 많은 사람을 소리 없이 하나같이 한결같이 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 만은 아닌 것.

그녀는 바쁘게 살며 마음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차 생활이라며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한 잔 마시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몸에 배고 습관이 되어서 차츰 자기의 마음속에 향유하는 시간과 공간이 한 없이 넓어진다면, 자기의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는 항목이 생길 것입니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놓아보기도 하고, 삶의 갈증난 목을 적셔보기도 하는 마음의 여유, 이것이 정신적인 건강이 됩니다.”

그녀는 최근 포항시민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인 포항시민상을 수상했다. 포항시승격 60주년 뜻깊은 행사날에 수상하게 돼 그 기쁨이 배가 됐다고 했다.

“차! 하면 보통사람들 생각에도 굴러다니는 차로 생각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굴러다니는 차가 아니고 기호음료인 마시는 차로 인식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말하자면 차의 위상이 이 만큼 높아졌으며 많은 사람이 차를 즐겨 찾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시민상은 비단 본인에게 준 것이 아니며 차를 사랑하는 차인들에게 주신 큰상이라 믿습니다. 그동안 차를 찾는 곳이라면 앞뒤 돌아보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 등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으며 무조건 홀린 듯이 쫓아가서 찻자리를 폈던 것입니다. 그 회수, 그 많은 시간 등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그녀는 여성들을 위한 `포항시 여성차문화대축제`를 올해 10회째 열고 있다.

“차가 무언지도 모르는 20여년전부터 우리차를 알아야겠다는 일념으로 포항 덕수공원에서 먼저 충헌탑에 헌다를 시작으로 또한 반공비에도 동시에 헌다를 했으며, 두리차회를 하면서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차를 음미하게 했으며, 가을에는 송라 보경사에 10월 3째주 일요일에 등산객들에게 무료 차 봉사를 지금까지 하면서 우리차를 알리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처음에는 무료 시음회라고 하니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공짜 뒤에 무엇인가 대가를 바라는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으나 진정한 뜻을 알았기에 돌아가는 길의 등산객들의 호응은 너무도 좋았지요. 이때는 떡에도 차를 넣고 하여 가마니로 해서 가지고 갔었습니다. 엄마 따라 온 아이들의 저 떡 좀 얻어달라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녀에겐 2천여명의 제자들이 있다. 포항시 북구 신흥동에 위치한 청정다례원은 포항다도인 배출의 산실이랄 수 있다.

“청정다례원에 들어오면 본원에 들어오면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의 차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문생들이 직접 중국이나 일본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전체에도 이와 같은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초부터 차 생활과 우리나라 전통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공간입니다.”

다도는 여성들이 주로 하고 번거롭다는 편견에 대해 그녀는 우리나라는 원래 선비들이 차 생활을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남성들은 직장관계로 여성들이 많은 편이다. 가정에서 차 생활은 자녀들과의 대화의 시간,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도예절이야 말로 최상의 웰빙이라는 것.

“웰빙이란 최상의 몸과 마음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생각이 나옵니다. 사실입니다. 다도예절이야말로 웰빙입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우리차를 물으니 “여름에는 차를 우려서 유리다관 등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마시라”고 추천한다.

“차라고 해서 무조건 뜨거운 것을 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냉차를 해서 마시는 것 또한 최상이다. 특히 여름에는 연화차나 오미자차에 얼음을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녀는 우리차를 최고의 차로 꼽는다.

“우리나라의 차는 최고의 찻잎으로 만든 것이며, 우리 한국 사람의 입맛에 어울리게 덖어서 만든다는 것입니다. 일본차는 증기로 찌는데 그래서 증제차라고 하는데 색은 아름답습니다.일본은 색성민족이라고 합니다. 색상을 중요시하기에 증기로 찌는 것이지요. 이 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시기에는 느끼하고 미원 같은 조미료를 넣은 듯한 맛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40여년을 다도예절을 가르치는 사범으로 다도인으로 살며 여성계의 큰언니로 존경받고 있는 그녀. 잘사는 것은 무엇으로 생각할까.

“사람이 뒤돌아보면 잘 산다, 잘 살았다는 것은 후회 없는 인생살이가 될 것입니다. 정말 정갈하고 질서있게, 검소하고 덕망스럽게 산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연세가 많으신데 강의하랴 시범보이랴 힘들지 않는지 물었다.

“다도가 끝이 있나요? 나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할 겁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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