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71.3% ‘역대 최고 수준’ TK 청년 유출·지역 정주 과제 여전…양질의 민간 일자리 확대 목소리
비수도권 공공기관 신규 채용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지역인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방대학 졸업생의 취업 기회를 넓히기 위해 도입한 지역균형인재 의무채용 제도가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다. 다만 대구·경북에서는 청년층 유출과 지방대 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지역인재 채용 확대가 지역 정주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5년 지역인재 채용 현황’에 따르면 비수도권 공공기관 184곳의 신규 채용 인원은 1만7871명이다. 이 가운데 1만2742명이 지역인재로 채용돼 평균 채용률은 71.3%를 기록했다. 법정 의무채용 비율인 35%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전년 64.5%보다 6.8%포인트 상승했고, 지역인재 채용 인원도 9513명에서 1만2742명으로 3229명 늘었다. 전체 기관의 98.3%인 181곳이 의무채용 기준을 충족했다.
지역균형인재 의무채용 제도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됐다. 지방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의 취업 기회를 확대해 지역인재가 지역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이번 결과를 두고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용 문이 넓어진 점은 지방대학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들은 공공기관 취업 확대가 학생들의 지역대학 진학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채용 확대만으로 지방대 위기와 청년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은 여전히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는 1165명, 경북은 3524명의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역 경제 침체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 유출은 지역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지방대학들은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으며, 졸업 이후에도 상당수 청년들이 취업과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인재 채용 확대를 통해 지방대학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청년층 유출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취업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다. 올해 초 대구지역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고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주요 산업의 고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선호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지역 정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지역인재 채용 확대가 실질적인 지역 정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채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은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지만, 채용 규모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상당수 청년들이 여전히 수도권 기업과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인재 채용 정책이 지방대 위기 대응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산업 생태계와 정주 여건이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청년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고등교육계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확대는 지방대 학생들에게 분명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지역에 양질의 민간 일자리와 성장산업이 함께 늘어나지 않으면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결국 지역인재 채용과 산업 육성, 정주 환경 개선이 함께 추진돼야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