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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폭등에 녹아내리는 명품시계…빈티지 시계 사라진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6-21 09:04 게재일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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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삼킨 명품시계
중고시장 대신 용광로 향하는 빈티지 모델들
“역사도 함께 녹아내린다” 전문가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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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토대로 ChatGPT가 작성한 인포그래픽.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오메가, 태그호이어 등 금 소재 명품시계가 중고시장 대신 용광로로 향하고 있다. 시계 자체의 중고 가치보다 시계에 포함된 금의 가치가 더 높아지면서 희소한 빈티지 모델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금 가격 급등으로 일부 고급 시계가 중고 거래나 경매 대신 금 회수용으로 녹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귀금속 거래업체 골드트레이더스의 딜러 존 화이트는 최근 1970년대 후반 생산된 18K 오메가 컨스텔레이션 시계를 용해했다. 상태가 매우 양호한 제품이었지만 시계에 포함된 금의 가치가 5750파운드(약 1166만원)로, 경매 예상가인 4000~4500파운드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특히 오메가,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등 중고시장 프리미엄이 크지 않은 브랜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생산량을 엄격히 관리하는 롤렉스나 파텍필립은 여전히 중고 가격이 금 가치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시계업계는 희소한 빈티지 모델이 사라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고 명품시계 업체 아날로그 시프트의 창업자 제임스 램딘은 “주로 비교적 최근 생산된 중고품이나 수집 가치가 낮은 빈티지 시계가 녹여지고 있다”면서도 “역사와 스토리를 가진 희귀 시계까지 사라진다면 단기 수익을 좇은 비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계 역사 전문가 에이드리언 헤일우드 역시 “한 번 녹여버리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시계들이 영구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값 상승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지정학적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 확대 속에 올해 초 온스당 5600달러(약858만원)까지 치솟았으며 현재도 420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값이 온스당 5400~63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인 일부 신품 시계까지 해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램딘은 “스위스 시계 시장에는 팔리지 않은 재고가 많다”며 “사실상 새 제품인데도 분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계 소유자들은 금값 상승에도 매각을 망설이고 있다. 가족에게 물려받았거나 특별한 추억이 담긴 시계가 결국 녹아 없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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