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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행된 철강산업특별법…핵심 기준은 여전히 ‘고시대기’상태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6-17 11:37 게재일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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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철강 인증·특구 지정·재생철자원 기업 기준 상당수 미정
법·시행령 체계 마련됐지만 세부 운영기준은 추후 고시에 위임
포항·광양·당진 철강도시 “실효성은 후속 기준에 달렸다”
기사내용을 토대로 ChatGPT로 작성한 인포그래픽.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과 시행령·시행규칙이 철강산업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핵심 기준 상당수가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위임돼 있어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후속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특별법은 글로벌 공급과잉, 미국 관세 강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 지원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법은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 국무총리 소속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철강 인증제 도입,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육성, 사업재편 특례 등을 담고 있다.

시행령은 기본계획 수립 절차와 위원회 운영, 저탄소철강기술 선정, 특구 지정 절차, 전문인력 양성 등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했고, 시행규칙은 각종 인증과 지정 신청서류 및 절차를 규정했다.

그러나 철강업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세부 기준들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탄소철강 인증제다. 특별법은 일정 기준을 충족한 철강제품에 대해 저탄소철강 인증을 부여하고 우선구매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도 생산공정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량 등을 고려해 인증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실제 인증 여부를 결정할 탄소배출 기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고로와 전기로 제품을 어떻게 구분 평가할지, 제품 단위당 탄소배출량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 공급망 배출량(Scope3)을 반영할지 여부 등 핵심 쟁점이 모두 장관 고시로 넘어가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증제의 방향은 제시됐지만 실제 기업이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향후 고시 내용에 따라 기업별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과 광양, 당진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저탄소철강특구 제도도 정량적 기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시행령은 산업집적 효과,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전문인력 확보 용이성 등을 특구 지정 요건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포함하지 않았다.

특구 지정에 필요한 최소 투자규모나 입주기업 수, 생산능력 기준 등이 없어 향후 특구 지정 과정에서 지역 간 경쟁이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제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시행령은 부지와 시설·장비, 재무능력 등을 지정 요건으로 규정했지만 실제 심사에 활용될 연간 처리능력이나 자기자본 규모, 품질관리 기준 등은 별도 고시로 정하도록 했다.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재편 특례도 세부 운영기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은 기업결합 심사기간 단축과 공동행위 예외 허용, 정보교환 허용 등의 파격적인 특례를 담고 있지만 어떤 경우를 공급과잉 해소나 산업 경쟁력 강화 목적의 사업재편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 간 협력이나 사업조정이 추진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석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소환원제철 전환과 관련된 전력·수소 공급망 구축 지원도 향후 보완 과제로 꼽힌다. 법과 시행령은 전력망과 용수·수소 공급망 확충 계획을 국가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규정했지만 비용 부담 주체나 재정지원 규모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철강업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 지원 방안이 보다 구체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별법이 국내 최초의 철강산업 전용 특별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실제 산업정책 효과는 향후 마련될 인증기준과 특구지정 기준, 전문기업 지정요건 등 후속 고시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법과 시행령은 큰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제도 설계가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며 “향후 고시 제정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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