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AI가 응급실 뺑뺑이 막는다…대구, 스마트 응급환자 이송체계 첫 도입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6-06-16 16:25 게재일 2026-06-17 16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대구·경북 이송 지침 개정 간담회'에서 응급의료 AX 기술 시연을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응급환자 이송부터 병원 선정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응급의료 체계로 ‘응급실 뺑뺑이’ 해소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대구·경북 지역을 대상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응급실 미수용에 따른 이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구에서는 경북대학교병원이 개발한 AI 기반 응급환자 이송 플랫폼 ‘SAVE-R(세이브R)’이 시범사업에 적용된다. 세이브R은 보건복지부 연구개발(R&D) 사업인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2024년부터 5년간 총 2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시스템은 구급차 안에서부터 작동한다. 환자와 구급대원이 나누는 대화 내용은 마이크를 통해 AI 시스템으로 전달되고, 환자의 영상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AI는 이를 분석해 환자의 증상과 발생 시간, 활력징후 등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중증도를 분류한다. 이후 응급실 과밀도와 이송 거리, 전문 치료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병원을 추천한다.

현재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는 구급대원이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에 일일이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발생해 왔다. 의료계는 AI가 병원 선정과 정보 전달 과정을 자동화하면 이러한 비효율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econd alt text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2일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대구·경북 이송 지침 개정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지난 12일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응급의료 AI 기술 시연회에서는 흉통을 호소하는 가상의 급성 심근경색 환자 사례가 공개됐다. 환자가 “가슴이 아프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하자 AI는 이를 자동으로 기록한 뒤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고 진료가 가능한 병원 목록을 제시했다. 병원이 수용 버튼을 누르자 환자 정보는 곧바로 해당 의료기관으로 전달됐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현장에 적용되면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응급실 수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전화하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들이 서로의 자원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진은 병상 상황과 진료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한 뒤 환자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지역 단위 응급의료 협력체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는 오는 7월부터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와 구급차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내 대구지역 구급차 60대에 관련 장비를 탑재하고,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북 지역도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헬기 이송과 초광역 이송체계를 연계하는 스마트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정부는 대구·경북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AI 기반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삼성서울병원이 개발 중인 AI 기반 응급진료 지원 시스템과 연계해 응급환자 정보 수집부터 진단·처방에 이르는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추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인공지능 전환(AX)이 응급의료 분야에도 성공적으로 접목돼 응급환자 치료 공백을 줄이고, 실증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