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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지역은 없었다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6-04 17:49 게재일 2026-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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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원 한동대 교수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지방 행정의 책임자와 이를 견제할 지방의회가 구성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재·보궐 선거를 통해 14명의 국회의원도 새로 선출됐다. 결과와 무관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든 후보자와 유권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어느 때보다 지역 이슈가 사라진 지방선거였다. 선거판의 주된 담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앙정치가 주도했다. 언론은 공천 갈등과 스타 정치인들의 행보에만 집중했다. 지역 언론조차 지역 이슈가 아닌 여의도 정치에 포커스를 맞췄다. 실제 경북의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는 선거 기간 내내 지역과 무관한 중앙 정치인들이 출연했다.
 

이번 선거에서 포항도 한때 전국 뉴스에 등장했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과 탈락 후보들의 반발 등 기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후보가 확정되자 포항은 다시 뉴스에서 사라졌다. 도시가 직면한 난제들은 산적해 있지만, 후보별 공약을 제대로 분석한 기사 하나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약은 실종되고, 현수막과 선거운동 차량의 소음만이 거리를 메웠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에조차 불참했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방선거의 현주소다.
 

구조적인 문제는 분명하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굳어질수록 선거는 맹탕이 된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시민 앞이 아닌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공천이 사실상 결승전이 되는 구조에서, 후보자들의 시선은 시민이 아니라 당의 권력을 향한다. 그 결과 지역 의제는 뒷전이 되고 유권자의 관심은 멀어진다. 
 

정당의 책임도 크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는 공약을 쏟아붓지만, 이른바 ‘텃밭’에서는 정치적 구호만 되풀이된다. 특정 지역을 안전지대로 분류하는 순간, 후보 검증은 느슨해지고 공천은 사유화되기 쉽다. 공천이 공공재라는 감각은 희미해진다. 
 

반면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풍경은 다르다. 접전이 예상되는 곳에는 언론이 몰리고 기사가 쏟아진다. 다툼이 치열하면, 지역 의제도 함께 공론화된다. 후보는 한 표가 아쉬워서라도 현안에 집중하고 언론은 이에 반응한다. 경쟁이 견제 장치가 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런 지역이 주목을 받았다. 판세가 흔들리는 곳은 매일 뉴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역의 의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해법을 요구하니 후보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접전 양상의 긴장감은 선거를 흥미롭게 만든다.
 

다시 우리 지역으로 눈을 돌려본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은 쌓여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으니 인구는 빠져나가고, 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어간다. 종합병원은 멀고, 사회 인프라는 노후화되고 있다. 돈을 벌어도 쓸 곳이 없으니 자본은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런 문제들은 끝내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투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선거가 색깔 고르기로 끝나버리면, 앞으로의 4년간 지역의 난제들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우리 지역이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지방행정부와 시·도의회는 다시 지역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 6·3 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분명하다. 지방선거의 주인은 지역민이다.
 

/주재원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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