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억 원 투입해 세계 제련소 최초 도입…누적 5400억 원 환경개선 투자 지속
글로벌 비철금속 제련기업 영풍의 봉화군 석포제련소가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이 지난 5월 30일 도입 5주년을 맞았다. 영풍은 2021년 5월 30일부터 해당 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현재까지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ZLD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공정용수로 다시 사용하는 순환형 수처리 설비다. 폐수를 처리 후 방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재이용 중심의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석포제련소는 ZLD 구축에 총 460억 원을 투자했다. 해당 시설은 상압 증발 농축식 공정을 적용해 정수 처리된 폐수를 100℃ 이상의 고온에서 증발시킨 뒤 발생한 수증기를 회수해 공정용수로 재활용한다.
주요 설비는 공정 사용수를 농축하는 증발농축기(Evaporator)와 불순물을 고형화하는 결정화기(Crystallizer)로 구성된다. 영풍은 2021년 309억 원을 투입해 증발농축기 3대와 결정화기 1대를 설치했으며, 2023년에는 154억 원을 추가 투자해 두 설비를 각각 1대씩 증설했다.
현재 ZLD 시설은 하루 최대 4000㎥ 규모의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 하루 평균 2000~2500㎥의 공정 사용수를 처리해 전량 재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88만㎥의 하천수 취수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수질오염 저감과 수자원 보호, 자원순환형 공정 구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원 영월군청 전략산업팀 관계자들이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ZLD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영월군은 국가 핵심광물인 텅스텐 공급망 구축과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폐수 무방류 공공폐수처리시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한 광역자치단체의 섬유산업 담당 공무원들이 염색산업단지 이전 사업과 연계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2023년 12월에도 또 다른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들이 2차전지 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한 공공폐수처리시설 구축 및 수질보전 방안 마련을 위해 시스템을 견학했다.
영풍은 ZLD 외에도 석포제련소 전반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이후 2025년까지 약 5400억 원을 투입해 수질, 대기, 토양 분야 개선 사업을 진행해 왔다.
주요 사업으로는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오존 분사시설 도입, 산소공장 증설, 비산먼지 방지시설 구축, 실시간 배출 모니터링 체계(TMS) 운영 등이 있다. 또한 석포면사무소와 안동댐 세계물포럼기념센터 인근 전광판, 영풍 홈페이지를 통해 주변 지역 대기질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환경 투자 성과는 수질과 대기 측정 결과에서도 확인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26년 2월 기준 석포제련소 하류 국가측정망 지점에서는 카드뮴, 시안, 납, 비소, 구리 등 주요 중금속 항목이 모두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타났다.
대기질 역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어코리아(Air Korea) 자료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반경 1km 내에 위치한 석포면사무소 측정소의 대기오염 수치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2월 24일 일평균 측정 결과 질소산화물(NOx)은 0.0060ppm, 황산화물(SOx)은 0.0049ppm, 미세먼지(PM-10)는 21㎍/㎥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해당 수치가 국내 주요 산업단지 및 청정지역과 비교해도 유사하거나 우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생태계 변화도 관찰되고 있다. 최근 제련소 인근 낙동강 구간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수달의 서식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주변 생태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석포제련소는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현대식 아연 제련소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임직원과 협력업체, 공사업체 인력을 포함해 약 1000여 명이 상시 근무하고 있으며, 경북 북부권의 주요 산업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ZLD 도입 5주년은 단순한 환경 설비 운영의 의미를 넘어 국내 산업계의 환경 패러다임을 바꾼 상징적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제련 기술과 환경 안전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제련소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