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이미 예견했다는 듯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연합군을 이룬다. 독일은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1940년 6월에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점령하고, 뒤이어 네덜란드와 벨기에, 프랑스까지 함락시켜버렸다. 독일은 이탈리아는 물론 군국주의 망령 일본과도 동맹을 맺으며 불가침조약을 깨트리며 소련을 침공했다. 전쟁에 가장 필요한 군량미와 전투기, 탱크 등 기름확보를 위해서라면 그따위 종잇장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히틀러는 역사를 간과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략했다가 어떻게 당했는지를 기억했어야 했다. 비록 무혈입성 했으나 항복하는 군사 한 명도 없었고, 식량은커녕 추위에 땔감마저 부족해지면서 군사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갔던 사실을 상기했어야 했다. 독일군이 모스크바 근처까지 도달했으나 소련의 반격과 추위, 굶주림에 독일병사들이 지쳐갔다. 꽁꽁 언 탱크가 멈춰 섰고, 나치는 수백만 명의 병사만 희생한 채 몸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발칸반도 대부분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압제에 들었다. 국제사회 중심축이라며 주축국으로 불렀지만, 이때 일본이 방관하던 미국을 상대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기 위해 달려들었던 것이다. 진주만 맹폭으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면서 태평양에서 일본함대를 침몰시켰고, 일본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 두 개의 맛을 본 후에야 전쟁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호들갑을 떨며 손을 들었다.
영국은 아프리카에서 독일을 상대로 승리했으며, 아이젠하워 장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으로 독일 수도 베를린을 점령했다. 결국 히틀러는 권총 자살하면서 엄청남 피해를 남긴 세계대전이 막을 내렸다. 연합국이 아무런 조건 없이, 단서 하나 달지도 않은 채 항복을 받아들인 까닭은 1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의 엄청난 전쟁배상금에 대한 반등을 이번 전쟁으로 인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된 2차 세계대전은 전쟁의 규모와 민간인과 군인 등 사상자 약 7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당했다. 한편으로 이 전쟁으로 인해 대영제국의 몰락과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직간접적으로 세워지게 된다. 더구나 세계 패권의 중심이 서유럽에서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미국과 소련으로 권력이 이동한 경우에 속한다. 그리고 장개석의 타이완이라는 초라하게 찌그러진 모습, 마오쩌둥 중국 장악에 이어, 한반도 분단도 2차 세계대전 결과에 따른 폭력의 속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고 5년 뒤, 3년간의 길고 긴 살육전인 한국전쟁을 낳았다.
다시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발칸반도로 되돌아가자. 세계대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발칸반도 조각보의 나라 유고슬라비아는 독일이 각 민족의 감정을 이용해 갈등조장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때 이탈리아에 망명해 있던 크로아티아 극우민족주의자 파벨리치가 ‘우스타샤’를 앞세워 크로아티아 내 민족주의자들을 자극했다. 이들은 지금껏 참아왔던 세르비아 왕 알렉산다르의 강력한 중앙집권에 당했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나고자 했다. 자연적으로 지방분권형 국가 연방제를 요구했다. 지난 날 어이없게 나라를 통째로 알렉산다르에게 가져다 바쳤던 순진한 경험을 잊지 않았다.
이 기세를 선거에까지 몰아갔다. 1938년 12월 경찰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던 상태에서 실시된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불공정 선거가 판을 치면서 마치 세르비아 측의 일방적인 승리를 보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 상자를 열자 상황은 크로아티아를 흥분시켰다. 마체크가 악전고투하며 이끌어가던 크로아티아 농민당이 54%를 얻은 정부여당과 근소한 차이인 45%를 얻는 기염을 토했다. 이 충격으로 총리 스토야디노비치가 사임했고, 베오그라드는 드라기샤 체트코비치를 새로운 총리에 앉혔다.
문제는 2차 세계대전이 점차 가까워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유고 집권세력은 크로아티아와의 협상 테이블에 끌려 나가야 했다. 안정을 구가해도 부족할 판국인 터라 일단은 급하게 협상은 타결된다. 주 내용은 크로아티아가 자치국의 위치를 확보했고, 더불어 슬라보니아와 달마티아는 물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크로아티아인이 거주하는 일부 지역까지 합병해서 수중에 넣어버렸다.
그 외에 외교와 국방만 의존하곤 대부분 자치권이 주어졌다. 더구나 노동당 당수 마체크가 왕국의 부총리로 취임하면서 세르비아인을 아연 긴장시켰다. 그러던 와중에 드디어 2차 세계대전 서막이 열렸던 것이다.
국제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유고왕국은 각국 민족주의자 간 난투극이 벌어진다. 거미를 닮은 하켄크로이츠 깃발이 발칸반도를 향하고 있음에도 각 민족들 간 밥그릇 싸움에 하루해가 뜨고 졌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