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체험부터 북 콘서트까지… 어린이날 프로그램 다채
경주에서 어린이날을 보내는 방식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놀이공원이나 실내 키즈카페 대신, 책과 체험, 야외 활동을 결합한 ‘콘텐츠형 나들이’가 주목받는 흐름이다. 그 중심에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5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이곳에서 ‘재미듬북(BOOK) 어린이 북크닉’과 ‘어린이날 상상 페스티벌’을 연다. 단순한 행사 나열이 아니라, 책·과학·역사·놀이를 하나로 묶은 기획이 눈에 띈다.
핵심은 ‘책을 밖으로 끌어낸다’는 것.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는 북크닉은 ‘책 속에서 신라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다.
야외 도서관, 북 콘서트, 만들기 체험 등이 이어지며, 독서를 정적인 활동이 아닌 경험으로 확장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과학 강연자와 그림책 작가가 참여하는 무대는 교육적 요소를 강화한다.
행사 구성은 최근 가족 단위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단순 관람보다 ‘참여형 체험’을 선호하는 흐름, 그리고 아이 교육과 놀이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수요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특히 점자 동화책 만들기나 장애인 바리스타 체험 등은 최근 강조되는 ‘가치 소비’까지 포괄한다.
어린이날 당일인 5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천마광장 일대가 체험형 놀이터로 변신한다. 세발자전거 탐험, 공룡 체험, 보물찾기 등 몸을 쓰는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책과 체험으로 차분하게 시작해, 마지막 날은 역동적인 놀이로 마무리하는 구조다.
흥미로운 점은 ‘기억을 남기는 장치’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의 그림을 실제 인형으로 제작해 배송하는 프로그램은 단순 체험을 넘어 개인화된 추억을 만든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는 시도다.
연계 행사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공원 내에서는 어린이 사생대회와 함께 로봇 태권V 기획전시가 열린다. 부모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자녀 세대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장치다.
입장 방식 역시 비교적 유연하다. 행사만 참여할 때 무료이며, 공원 시설 이용 시에는 할인된 입장권이 적용된다.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방문 장벽을 줄였다.
다만 변수는 있다. 어린이날 연휴와 맞물려 방문객이 몰릴 가능성이 크고, 야외 프로그램 비중이 높아 날씨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기 체험은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는 ‘어린이날은 놀기만 하는 날’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한 걸음 벗어난다. 책과 역사, 놀이를 엮어낸 이 프로그램은 가족 나들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책과 함께 지혜를 쌓고, 탐험을 통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정성껏 행사를 준비했다”며“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가족 모두 행복한 가정의 달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에서의 어린이날이 단순한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