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염색산단 영향권⋯공급망 불안 장기화 땐 지역 산업 전반 파장 가능성
중국이 황산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구·경북 제조업 전반에 원가 부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와 섬유 염색 등 화학 공정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기업들의 부담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자국 내 수요 대응을 이유로 황산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산은 구리·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자 비료, 정유, 배터리, 염색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기초소재다. 중동 지역 공급 차질과 맞물리며 국제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이 우선 영향권으로 거론된다. 포항과 구미를 중심으로 형성된 배터리 소재 산업은 니켈·코발트 등 금속 정제와 전구체 생산 과정에서 황산 활용 비중이 높다. 수출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원료 조달 비용 상승과 수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염색산업단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염색 공정에 필요한 산성 화학약품 가격이 오르면 가공비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변동이 곧바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영향이 즉각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부 기업들은 단기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공급선 다변화도 병행하고 있어 단기간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조치의 지속 기간이다.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황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원가 상승 압력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구리·은 등 금속 가격 변동으로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까지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중간재 제조 비중이 높은 만큼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구조”라며 “공급망 불안이 길어지면 기업 부담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