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청송군 부남면 남관문화센터에서 열린 전통 고추장 만들기 수업에 참여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여러 번 실패했던 찹쌀고추장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청송문화관광재단이 기획한 ‘2026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 4월 행사로, ‘전통음식-청송의 맛과 멋을 잇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전통 발효음식의 가치와 지역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수업은 한국 맥꾸룸 성명례 명인과 따님인 권혜나 전수자가 함께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명인의 설명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집중했다. 명인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전해주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 진심이 전해져 수업 분위기는 더욱 진지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참가자들은 명인의 설명에 따라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 2kg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된 찹쌀 발효액을 사용해 메줏가루를 넣고, 조청과 고춧가루를 더해가며 고추장을 완성했다. 고추장을 청송 옹기에 담고, 청송 한지를 이용해 포장하는 과정까지 이어졌는데, 단순한 음식 만들기를 넘어 지역 전통문화를 온전히 체험한 좋은 기회였다.
고추장을 활용한 요리 체험도 함께 진행되었다. 고추장닭불고기와 고추장찌개를 회차별로 나뉘어 운영했는데, 우리가 참여한 날에는 고추장찌개를 만들었다. 제한된 시간이라 육수를 내지 않고 맥꾸룸의 맥간장과 어간장을 사용했다. 간편하게 고추장과 간장, 어간장을 이용한 고추장찌개 맛도 신선했다.
참가자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젊은 새댁부터 나와 비슷한 또래의 주부, 그리고 남성 참가자까지 여러 연령층이 함께했다. 평소 요리에 익숙한 주부들도 명인의 설명 앞에서는 초심자의 자세로 진지하게 배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고추장 담그기의 핵심이 ‘염도’라는 사실이었다. 찹쌀 발효액의 염도를 18%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실패의 원인이라 생각했던 검은 물이 사실은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간장이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바로잡을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이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수업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찹쌀 발효액은 미리 준비된 상태에서 진행되었는데, 발효액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었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수업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각자 만든 2kg의 고추장을 용기에 담아 가져가고, 함께 만든 고추장찌개도 준비해온 그릇에 나누어 담았다. 모두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뿌듯함이 가득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이 전통 발효음식인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뿐만 아니라, 청송옹기와 청송한지의 활용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군민들이 청송의 가치를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통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청송문화관광재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