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공백 문제를 계기로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과 응급의료 대응체계 전면 개편에 나섰다.
시는 지난 8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지역 의료계 필수의료현안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체계 개선과 중증응급환자 이송 시스템 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발생한 고위험 임산부 의료기관 미수용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임산부는 복통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으나 지역 병원들의 수용 거부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고, 결국 타 지역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수술을 받았으나 신생아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도 중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 등 지역 주요 병원장과 모자의료센터 관계자, 응급의료지원단, 소방당국 등이 참석해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협력체계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 방안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대구시는 우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해 병상 확충에 속도를 낸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과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전문인력 운영 비용을 지원해 필수진료과 인프라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 필수의료 전공의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수련 수당을 인상하고, 치료 난이도를 반영한 수가체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 필수의료 분야 인력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응급환자 이송체계도 대폭 손질된다. 대구시는 의료기관과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병상·의료진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고 최적의 이송 병원을 자동으로 선정하는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또 경북도와 협력해 대구·경북 권역 내 병원 간 전원 조정 시스템을 개편하고, 응급·심장·뇌혈관·소아·중증외상·산모 등 6대 분야별 대응 프로토콜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장 대응력 강화에도 나선다. 대구시는 간호사 자격을 갖춘 구급대원을 상황관리센터에 우선 배치하고, ‘구급지도의사’ 제도를 고도화해 현장 판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더불어 소방대원을 병원 응급실에 파견해 임상실습을 실시하는 등 실전형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정기 권한대행은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생명을 지키는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재정 지원 확대와 함께 중앙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