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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힘 충북지사 컷오프 효력정지…다음은 대구·포항시장?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6-03-31 19:24 게재일 2026-04-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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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사 가처분 인용에 TK 정치권 ‘촉각’
결정문에 ‘이철우·포항시장’ 사례 등장해 파장 예상

31일 충북지사 컷오프에 대한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이 나오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시장과 포항시장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컷오프(경선 배제)된 후보자들이 신청한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이날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컷오프 결정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했거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적법한 공천 접수와 심사를 마친 상태에서 특정 후보를 배제하고 추가 공모를 진행한 것은 당규 위반이자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이며, 심사 절차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처분 결정문에는 국민의힘 공관위의 기준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포항시장 경선 사례가 김영환 지사 측의 주장으로 인용돼 담겼다. 결정문에 명시된 채권자(김영환 지사) 측 주장 요지를 보면, 이철우 지사 역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공천 배제를 당하지 않았다며 유독 김 지사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항시장 경선과 관련해서도 일부 후보가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경선 후보로 선정된 반면, 지지율이 높았던 박승호·김병욱 예비후보는 배제된 점을 들어 공관위의 잣대를 비판했다. 비록 이는 소송 당사자인 김 지사 측의 주장이지만, 법원이 공관위 심사의 공정성 미비를 지적하며 가처분을 인용한 터라 지역 정가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는 이번 가처분 신청이 보수텃밭인 TK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법원이 심사 절차의 객관성과 정당성을 엄격하게 따진 만큼 ‘의결 절차 위반’과 ‘당헌·당규 위반’ 논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장 경선에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은 기자회견과 SNS 등을 통해 “정상적인 의결 절차 없이 (공관위원)찬반 수를 확인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두 찬성으로 간주한 잘못이 있다”며 절차적 하자를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던 후보들을 명확한 근거 없이 배제한 것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사천(私薦)’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의원은 “이번 가처분 인용은 시작일 뿐”이라며 다음은 대구시장과 포항시장 공천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주 의원이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이르면 1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법원이 충북지사 경선에 이어 TK지역까지 제동을 걸 경우 TK지역 경선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하는 등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를 판단할 공관위가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공관위가 새로 구성되지 않는 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지역에 대한 공천이 이뤄지기는 힘들다”며 “새로운 공관위가 하루빨리 구성되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 작업을 주도할 새 공관위를 이번 주 안에 신속히 구성하기로 했다. 지도부는 ‘관리형’ 공관위를 꾸리고, 새 공관위원장은 현역 중진 의원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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