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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찐게 아니고 붓는 것입니다

등록일 2026-04-01 16:10 게재일 2026-04-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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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체중이 늘었다고 해서 모두 살이 찐 것은 아니다. 진료실에서 “요즘 살이 갑자기 쪘다”고 말하는 환자들 중 일부는 살이 찐 게 아니라 부종인 경우가 많다. 

특히 몇 주 사이 2~3kg 이상 급격히 체중이 늘었거나 아침·저녁 몸무게와 부기 차이가 크다면 단순 비만이 아닌 순환 장애로 인한 부종을 의심해야 한다. 

지방·근육은 단기간에 증가하기 어렵지만, 체액 정체는 순환이 무너지면 빠르게 몸에 쌓여 체중 변화가 두드러진다. 부종이 의심되는 경우, 손으로 정강이 아랫부분을 눌렀을 때 피부가 천천히 돌아오거나 양말 자국이 오래 남으며, 체중 증가에도 몸이 단단해지기보다 무겁고 퍼지는 느낌이 든다. 또한 기상 시 부기가 심해지고, 피로감과 함께 비 오는 날 몸이 더욱 무거워지며, 얼굴 윤곽(눈두덩이, 턱선)이 흐릿해지는 증상이 동반된다. 식사량 변화가 없는데 체중이 늘었다면 순환 문제 가능성이 높다.

부종은 단순히 물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정체되면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는 혈액순환과 림프순환 그리고 자율신경의 조절이 관여한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단등이 종합되어 지속되면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고 혈관의 수축과 이완 조절이 둔해진다. 여기에 운동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가 겹치면 혈액을 심장으로 밀어 올리는 펌프 기능도 떨어지면서 체액 정체가 더 심해진다. 그 결과 체액이 말초에 머물고 잘 빠지지 않으면서 붓기가 반복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단순한 외형 변화에서 끝나지 않는다. 순환이 떨어지면 근육과 관절에 피로가 쌓이고 목과 어깨 통증이나 허리 불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두통, 어지럼, 소화불량, 수족냉증과 피로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검사상 큰 이상이 없는데도 몸이 계속 무겁고 피곤하다면 순환과 자율신경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해결 역시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효과가 떨어진다. 식사를 줄이거나 운동만 늘리면 일시적으로 체중은 줄 수 있지만 순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붓고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과도한 다이어트는 근육량을 감소시켜 오히려 순환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몸이 스스로 순환을 회복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치료는 막힌 순환을 풀고 자율신경 균형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한약을 통해 전신적인 순환 기능을 보강하고 정체된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는 창출이나 방기 마황과 같은 약제를 이용해 수분의 배출을 도와준다. 부분적인 부종이면 순환이 저하된 부위를 정확히 찾아 침과 약침 등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순환이 회복되면 붓기가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몸이 자주 붓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단순히 살이 쪘다고 단정짓기 보다 현재의 순환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붓기는 몸의 흐름이 막혀 있다는 신호다. 이 흐름이 회복되면 체중 변화와 상관없이 몸은 훨씬 가볍고 편안해진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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