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왕신종 ‘맥놀이’ 음향 현대적 재해석…보문단지 설치작품 ‘환영’과 공명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수록곡 ‘No. 29’가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신라 천년의 유산인 성덕대왕신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은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된 대형 예술작품 ‘환영(環影, Void Circle)’으로 이어지며 음악과 시각예술이 맞물린 새로운 관광 동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공개된 ‘No. 29’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의 울림과 잔향에서 착안한 곡으로, 금속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인 ‘맥놀이 현상’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년을 건너온 종소리가 K팝이라는 언어로 재해석되며 글로벌 팬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맞물려 보문단지 육부촌 앞에 설치된 한원석 작가의 ‘환영’이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은 2025개의 폐파이프를 엮어 높이 4.5m 규모의 종 형상을 구현했다. 산업 폐기물을 재료로 삼아 순환과 재생의 메시지를 담은 점에서 BTS 음악이 지향해온 가치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야간에는 조명이 더해지며 작품의 존재감이 극대화된다. 파이프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이 거대한 종의 윤곽을 떠올리게 하면서, 보이지 않는 소리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음악 속 ‘맥놀이’가 눈앞에서 흔들리는 듯한 장면이다.
관광 동선도 달라지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성덕대왕신종 실물을 관람한 뒤, BTS의 ‘No. 29’를 들으며 보문단지로 이동해 ‘환영’을 감상하는 이른바 ‘성덕대왕신종 투어’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전통 유산과 대중문화, 현대 예술을 잇는 체험형 콘텐츠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BTS의 글로벌 영향력과 지역 예술 콘텐츠가 결합해 경주의 야간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신라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영’을 제작한 한원석 작가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제자로, 건축적 구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작품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