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산재 인정 땐 원칙적 항소 포기··· 재해노동자 구제 빨라질 듯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 소송에서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경우 원칙적으로 상소를 제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재해 노동자의 권리 구제를 보다 신속하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이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공단이 패소한 사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원심 존중’ 의견을 제출하고 상소를 제기하지 않는 기준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산재 인정 기준을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과 국정감사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공단은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과 패소 사건 유형을 분석해 상소 기준을 정비했다.
앞으로는 원심법원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경우 공단이 패소했더라도 원칙적으로 항소나 상고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해 노동자의 권리 구제 절차가 단축되고 소송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상소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공단은 유사 사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대법원 판단을 통해 법리 정립이 필요한 경우 등 상소 실익이 명확한 사건에 한해 항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실제 공단은 최근 학교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폐암, 인쇄업체 노동자의 뇌종양, 반도체 제조 현장 청소 노동자의 유방암 사건 등에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수용하며 상소를 줄여왔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판단한 사건은 원칙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며 “공단은 소송 승패를 넘어 일하다 다친 사람이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앞으로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행정소송 업무 매뉴얼에도 이번 개선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