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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통업계, ‘판매’ 접고 ‘임대’로 버틴다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6-03-04 15:16 게재일 2026-03-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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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세에 백화점·마트 구조 전환 가속
대형마트 매출 급감·공실률 상승⋯지역 상권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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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프라자 10층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장에서 회원들이 경기하는 모습. /황인무기자

대구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직영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임대·수수료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과 소비 침체가 겹치면서 매출이 줄자, 매장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입점업체를 늘려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3% 증가했지만, 대형마트(-20.1%)와 슈퍼마켓·잡화점(-13.8%) 등 오프라인 유통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온라인 중심 무점포 소매는 6.1% 증가하며 뚜렷한 양극화를 보였다.

대구·경북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형마트 폐점이 잇따르고 백화점 매각과 공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등 오프라인 유통 기반 자체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7.5%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유통업계는 경기 침체, 온라인 시장 확대, 인건비 상승 등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최근 6개월 사이 대형마트 폐점이 이어지면서 지역 유통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유통업체들은 ‘판매’보다 ‘공간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판매 수수료율은 최대 38% 수준에 이르며, 임대 수익 비중을 높이는 구조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점포 내부 구성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존 상품 판매 공간은 줄어드는 대신 카페, 식당, 체험형 시설, 팝업스토어 등 임대 매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 키즈시설 등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해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도 확산되고 있다.

대백프라자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장 내부 전경. /황인무기자

실제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는 최근 확장 공사를 통해 전국 최대 규모의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등 체험형 공간 강화에 나섰다. 

박영희 씨(72·여·대구 수성구)는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백화점은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임대 비중을 높이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품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공간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 변화가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대형 점포 축소와 폐점은 유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주변 상권 침체와 고용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축소되면 인근 상권까지 함께 위축된다”며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도시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유통의 생존 해법으로 체험형 콘텐츠 확대와 복합쇼핑몰화 등을 꼽지만, 온라인 소비 확대 흐름이 지속되는 한 구조적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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