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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돈 되는 산” 시동 건 경북…최대 20%·10% 완화, 합리적 규제로 가야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02 16:54 게재일 2026-03-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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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산지전용허가 기준을 대폭 완화하며 개발의 문턱을 낮췄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인구감소 15개 시·군은 최대 20%, 일반 7개 시·군은 10%까지 완화한다는 점이다.

도의회 발의로 제정된 ‘경북도 산지전용허가기준 조례’가 공포되면서 상위법인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취지를 반영한 지역 맞춤형 기준 조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완화는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라 산지 개발 가능 면적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정책 전환이다.

경북도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지 규제의 변화는 곧 지역 공간 구조와 산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정책 변화라 할 수 있다.

평균경사도 기준은 기존 25도 이하에서 인구감소지역은 30도 이하로, 일반지역은 27.5도 이하로 완화됐다. 이는 각각 최대 20%, 10% 범위 내 상향 조정이다.

㏊당 입목축적 기준은 해당 시·군 평균의 150% 이하에서 인구감소지역은 180% 이하로, 일반지역은 165% 이하로 조정됐다.

표고 기준 역시 기존 산자락 하단부 대비 50% 미만에서 인구감소지역은 60% 미만, 일반지역은 55% 미만으로 완화됐다.

평균경사도·입목축적·표고 등 핵심 3대 기준이 인구감소지역은 최대 20%, 일반지역은 10% 범위 내에서 일괄 조정된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하는 15개 시·군은 안동·영주·영천·상주·문경·의성·청송·영양·영덕·청도·고령·성주·봉화·울진·울릉이다. 이들 지역은 세 가지 기준 모두 최대 20% 범위 내 완화가 적용된다.

일반지역 7개 시·군은 포항시·경주·김천·구미·경산·칠곡·예천으로 10% 범위 내 완화 대상이다.

지도 위에서 보면 그동안 경사도와 입목, 표고 기준에 묶여 개발이 어려웠던 부지들이 산업단지·관광단지·주택단지 후보지로 편입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넓어졌다.

이번 조치는 대규모 민간투자뿐 아니라 소규모 주택, 창고, 근린생활시설을 추진하는 서민과 영세 사업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 산지 분야 협의는 가장 큰 규제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경사도와 입목 기준에 걸려 설계 변경이 반복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설계비와 기간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기준 완화는 초기 단계에서의 부적합 판정을 줄이고 보완 설계 횟수를 낮춰 행정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경사도 완화는 기술 발전과도 맞물린다. 사면 안정화 공법과 보강토 옹벽, 지반 보강 기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고, 정밀 지형분석과 사전 위험 예측 시스템도 고도화됐다.

과거 기술 수준을 전제로 한 규제가 현재의 공학적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입목축적 기준 완화 역시 동해안 산림 현실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소나무 위주의 산림은 재선충병 확산 등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단순 보존 중심에서 수종 전환과 경제림 육성 등 적극적 산림경영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난개발 우려를 배제할 수는 없다. 산사태취약지역 여부와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재해위험성검토 등 안전장치는 더욱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

완화는 무제한 허용이 아니라 합리적 기준 재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투명한 기준 공개와 사전컨설팅 강화, 책임 설계·책임 시공 체계 확립이 병행될 때 정책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다.

경북도의 이번 조치는 보존 일변도에서 관리·활용 병행으로 전환하는 정책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일반지역에 포함된 포항시 역시 10% 완화 대상인 만큼, 변화된 기준에 맞춘 내부 지침 정비와 신속한 허가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포항시의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기대한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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