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학계 최종 분석 공개…초동 대응·지휘체계 점검 촉구
지난해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의 진화 과정을 둘러싸고 초동 대응과 지휘 체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불교환경연대·안동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생명다양성재단과 홍석환 부산대학교 교수, 황정석 산불정책연구소장 등은 25일 안동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성산불 대응 과정을 정리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앞선 연구에서 위성영상과 1050개 조사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침엽수 단순림 조성, 간벌 중심의 숲가꾸기, 임도·도로 확충이 피해 확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성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간벌 시행지의 교목 고사율이 미간벌지보다 3배 이상 높았고, 능선부 침엽수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0%를 넘겼다는 분석이었다. 피해 면적의 57%가 도로 200m 이내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제시됐다.
이날 발표는 산림 구조를 넘어 ‘진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산림청 상황도 1~35보와 기상자료, 현장 영상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초기부터 상당한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지만 화선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황도 1~2보 시점에 헬기 23대와 인력 2000여 명이 동원됐음에도 진화율은 0%였고, 이후 헬기 52대, 인력 3723명, 장비 440대로 확대됐지만 진화율은 2%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단순한 동원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지휘와 통제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산림청이 제시해온 ‘강풍에 따른 불가항력’ 주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발화 당시 풍속은 초속 3m 안팎이었고, 지난해 3월 22일 밤부터 25일 오전까지 약 60시간 동안 평균 풍속이 3m/s 이하로 유지됐다는 기상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이 기간을 대규모 확산을 억제할 수 있었던 시간대로 해석했다.
운람사 전소 사례 역시 언급됐다. 발화 4시간 후 촬영된 영상에서 헬기 살수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강풍에 따른 비산 확산과는 다른 양상으로, 무풍 상태에서 소나무 수관화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피해 면적도 다시 짚었다. 위성영상 분석 결과 산림 피해 규모는 11만 6333㏊로, 산림청 발표치보다 1만 7044㏊ 넓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밀 피해 경계도와 강도 지도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복구 계획과 예산 편성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경북산불 대응 전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상황도·대응 기록 전면 공개, 산불 진화 지휘권 일원화, 전문 지상 진화 전력의 상설화, 벌목·조림 중심 복구 방식의 전환 등을 요구했다.
황정석 산불정책연구소장은 “산불을 단순히 기상 조건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며 “동원 규모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을 정확히 통제할 수 있는 체계로 바꾸지 않으면 같은 유형의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