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시·단계별 학습과 역할·계약 설정 등 프롬프트 조합으로 AI 활용율 극대화
지난주, 우리는 같은 인공지능(AI)을 써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영일대 카페 박 사장의 사례처럼, “카페 홍보 글 써줘”와 “포항 영일대 해변이 보이는 카페의 인스타그램 홍보 글을 30대 여성 대상으로, 감성적 톤으로, 바다 전망과 수제 케이크 강조하며 100자로 써 줘”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이번 주에는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김 씨의 고민
포항에서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 씨는 최근 고객 피드백이 담긴 메일에 답글 작성할 때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막막하다.
“클라이언트가 ‘로고가 마음에 들어요’라고 하면, 저는 그냥 ‘감사합니다. 수정 사항 있으시면 말씀 해주세요’라고만 써왔다. 답글에 대하여 AI에게 물어봐도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같은 비슷한 답만 나와서 무척 답답하다.” 이런 고민을 옆에서 본 대학생 아들이 다음 네 가지 기법을 우선 알려 줬다.
첫 번째 기법: 예시로 가르치기(Few-Shot Learning)
사람은 예시를 보면 더 잘 이해하는데, AI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스타일의 예시 2~3개를 보여주면, AI는 그 패턴을 이해하고 따라 한다. 김 씨 아들이 이렇게 해보라고 했다.
다음 예시처럼 클라이언트 피드백에 답변을 작성해 줘.
예시) 고객 피드백: 로고 색상이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네요.
답변: 브랜드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살리고자 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명함과 간판 시안도 같은 컬러 시스템으로 전개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예시를 알려준 후 ‘폰트가 읽기 편하네요’라는 고객의 피드백에 대하여 같은 “스타일로 답변 써 줘”라고 요청하면 AI는 익힌 예시를 기반으로 답변을 작성한다.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이 서체는 인쇄물과 디지털 환경 모두에서 최적화되어 있어, 향후 다양한 매체에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예시만 보여줬는데, AI는 김 씨가 원하는 전문적인 어조와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전문 용어 사용, 간결한 톤, 다음 단계 제안까지. 이 기법의 핵심은 ‘보여주기’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자. 특히 글의 톤, 길이, 구조가 중요한 작업에서 강력한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두 번째 기법: 단계별로 생각하게 만들기(Chain-of-Thought)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풀기는 어렵다. 사람도 단계별로 생각하듯, AI에게도 그렇게 시켜야 한다. OO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박 양은 ‘포항 지역 창업 생태계 분석’ 리포트를 작성 중이었다. 처음엔 이렇게 물었다. “포항 창업 생태계에 대해 써줘”, AI 답변은 일반적인 창업에 대한 정의, 전국 평균 통계, 성공 사례 몇 가지 등, 포항 지역만의 특성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단계를 나눠서 다시 물었다.
“포항 지역 창업 생태계를 분석하려고 해. 다음 단계들을 고려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줘
1단계: 포항의 산업 구조 특징 분석 (철강, 조선, 해양 중심)
2단계: 이 산업 구조가 지역 창업에 미치는 영향 (긍정/부정)
3단계: 포항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역할
4단계: 다른 지역 산업도시와 비교·분석 (울산, 창원)
5단계: 포항만의 차별화된 창업 육성 방향 3가지 제안“
AI는 제시한 단계별로 차근차근 분석한 후 답변을 제시할 것이다.
“1단계: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 산업 집적지로,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나 서비스업 비중 낮음. 대기업 중심 고용구조로 인해 창업 문화는 상대적으로 약함”, 최종적으로 나온 제안은 ‘철강 부산물 재활용 창업’, ‘산업 안전 IoT 솔루션’, ‘해양 친환경 에너지 기술’ 등 포항의 산업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이 질문 기법은 기획서, 분석 리포트, 전략 수립처럼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에 특히 효과적이다.
세 번째 기법: 역할을 맡기기(Role Prompting)
AI에게 전문가 역할을 부여하면 답변 내용이 달라진다. 같은 질문이라도 누구의 관점에서 답하느냐에 따라 깊이가 다르다. 중견기업 기획팀에 근무하는 최 과장은 ‘탄소중립 실행 계획서’ 작성을 맡았다. 그래서 AI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기업 탄소중립 계획서 작성법 알려줘”, 인공지능(AI)의 답변은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하고, 감축 목표 세우고, 실행 방안 수립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일반적인 내용뿐이었다.
이때 최 과장은 역할을 부여하고 질문을 시도했다.
“당신은 제조업 기업의 ESG 컨설팅을 15년간 해온 전문가야. 나는 중견 철강 부품 제조사의 기획팀 과장이고, 처음으로 탄소중립 계획서를 작성해야 해. 우리 회사는 직원 50명, 연 매출 700억 규모이고, CEO는 ESG에 관심은 있지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어. 향후 3년간 실행가능 한 계획서 목차를 우선순위대로, 각 항목의 예상 비용과 기대효과도 함께 알려줘.” 그렇게 되면 답변이 아래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으로 달라지 게 된다.
“1 순위: 현황 진단 및 베이스라인 설정 (예상 비용: OOO 만원, 외부 전문 기관과 협력 할 경우 정부 지원금 활용 가능, 이 단계 없이는 감축 목표 수립 자체가 불가능)
2 순위: 에너지 효율화 저비용 프로젝트 (LED 교체, 폐열 회수 시스템 등. 투자비 O 천만 원, 연간 절감액 O 천만 원, 3년 후 회수 가능, 가시적 성과지표로 CEO 설득 용이)
3 순위: 협력사 ESG 평가 체계 구축 (비용 거의 없음, 대기업 납품 조건 강화 추세에 선제 대응)“
이렇게 중견 제조사의 현실을 반영한, 실행가능 한 구체적 조언이 나오게 된다. 예산 제약, 경영진 설득, 정부 지원금 활용까지, 역할 부여는 단순히 “전문가처럼”이 아니다. “어느 입장에서,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으로, 어떤 제약 안에서” 답해야 하는지 명확히 하는 것이다.
네 번째 기법: 제약 조건 명확히 하기(Constraint Definition)
“이것만은 피해줘”라는 조건도 중요하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려주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포항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남OO 활동가는 ‘영일대 해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제안서를 포항시에 제출하려고 AI에게 “해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제안서 써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AI는 전국 어디에나 적용되는 일반적 방안들, 예산 규모 불명확, 실행 주체 모호, 거창한 목표만 가득한 결과를 제시해 실제로 시청에 제출하기엔 부족했다. 이때 남OO 활동가는 제약 조건을 명확히 넣은 질문을 AI에게 제시했다.
“포항시 환경정책과에 제출할 ‘영일대 해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제안서를 작성해 줘. 단, 예산 1000만 원 이내로 3개월 동안 실행 가능한 (안)만 제시하고, 거창한 구호나 추상적 목표는 배제해 줘, 구체적 실행 방안 중심으로 시민 참여 유도 방법을 반드시 포함 (자발적 참여 유도, 강제 금지)해 줘, 기존 다른 지역 실패 사례(일회성 이벤트, 참여 저조)를 기반으로 실패를 피할 방안 명시하고, A4 2장 이내, 표와 그래프 없이 텍스트만으로 담당 공무원이 상급자에게 보고하기 쉬운 간결한 문체”로 작성해 줘, 라고 질문했다. 그렇게 되면 답변 아래 내용과 같이 보다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사업 개요
영일대 방문객(연 200만 명) 중 여름 성수기(7~9월) 이용객을 대상으로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 전개. 1회 용 플라스틱 사용 20% 감축 목표.
실행 방안
· 해변 입구 3곳에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함 설치 (250만 원)
· 주말 자원봉사자 운영, 분리배출 안내 및 참여자에게 친환경 비치백 증정 (300만 원, 자원봉사센터 연계로 인건비 절감)
· 해변 카페·편의점 5곳과 협약, 텀블러 지참 고객 할인 (예산 불필요, 업체 자발 참여)
기존 실패 사례 방지책
· 다른 지역은 1회 성 행사로 끝났으나, 본 캠페인은 3개월 지속 운영. 매주 SNS 참여 인증 이벤트로 자발적 참여 유도 (SNS 경품 비용 150만 원).
예산
· 총 950만 원 (설치비 250만 원, 운영비 550만 원, 홍보비 150만 원)
기대효과
· 여름 3개월간 약 15톤의 플라스틱 감축 추정. 시민 환경 의식 제고 및 포항시 친환경 이미지 강화.“
제약 조건은 현실의 벽이다. 예산, 기간, 금지 사항, 필수 포함 내용, 분량 등 이런 제약을 명확히 알려줄수록 실제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답을 얻는데 용이하다.
중요한 건 이 기법들을 조합해 보다 강력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김 씨의 업무를 들어 예를 만들면 다음과 같다.
· “당신은 10년 차 브랜드 디자이너야. (역할/Role)
· 다음 예시처럼 고객 피드백에 전문적으로 답변을 써줘 (예시/Few-Shot) 단, 전문 용어는 최소화하고, 구체적 다음 단계를 반드시 제안할 것. (제약/Constraint)
· 다음 단계로 작성해 줘: (단계/Chain-of-Thought)
1단계: 피드백의 핵심 요소 파악
2단계: 디자인 의도 설명
3단계: 브랜드 전략 연결
4단계: 다음 작업 제안
이들 질문들은 처음의 “답글 써 줘”와는 차원이 다른 질문이다. 그리고 결과도 당연히 다르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부른다.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