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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오늘도 보이스피싱에 속고 있는 당신에게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6-01-22 10:49 게재일 2026-01-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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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경찰서 감포파출소 경사 전숙진
경주경찰서 감포파출소 경사 전숙진

 
“경찰입니다. 지금 속고 계십니다. 지금 통화하고 있는 그 전화, 사기입니다.”

 

우리는 이 말을 믿지 않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이미 피해자는 전화기 너머 누군가와 연결된 채이다. 제복을 입고 신분증을 보여도 소용없다.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한다. “이분은 검사래요.” “금융기관에서 직접 온 전화예요”
 
경찰청과 금융당국 통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는 매년 수만 건에 이르고, 2025년 1월–10월간 누적 피해는 경찰청 기준 약 1조 566억 원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였다. 

더 무서운 사실은 피해 건수보다 1인당 피해 금액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후자금, 전 재산, 심지어 대출까지 내어 보이스피싱범에게 보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더 참혹하다. 피해를 막기 위해 달려왔지만, 피해자는 이미 우리보다 전화기 너머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
 
오늘날의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단순한 전화사기가 아니다. 사람의 심리를 정교하게 계산한 조직범죄이다. 공포를 만들고, 상대를 고립시키고,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특히, 최근 가장 위험한 수법은 어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안 어플입니다.” “금융 보호 프로그램입니다.” “수사 협조용 어플입니다” 이 말들에 속아 어플을 설치하는 순간, 당신의 휴대전화는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니다. 

검색기록, 문자, 통화내역, 계좌까지 모두 감시당할 수 있고, 어디로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범은 이 전화를 가로챌 수 있다. 피해자는 그 사실을 모른 채 말한다. “제가 직접 경찰에 전화해서 확인했어요” “은행이 전화를 안받아요”. 하지만, 실제로는 당신의 전화기가 범죄자의 손에 장악된 것이다.
 
오늘도 출동 경찰관은 이야기한다. “이건 보이스피싱입니다. 지금 당장 전화를 끊으셔야 합니다. 어플을 삭제하셔야 합니다. 돈을 보내면 안 됩니다” 가장 큰 비극은 피해자들은 이미 보이스피싱범을 신뢰할 수밖에 없게 설계된 상황 속에서 경찰관을 만난다는 점이다. 
 
그럼, 이 잘 짜진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공공기관, 금융기관은 절대 전화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비밀을 요구하지 않는다.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는 말로 당신을 협박하지 않는다.
 
의심은 무례가 아니다. 전화를 끊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오늘 그 한 번의 끊음이 당신의 내일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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