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본인과 아내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 뒤 기자들로부터 거취 표명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30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확정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은 계속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차남의 숭실대 편입 개입, 지역구 대형병원 진료 특혜 등이 터진 데 이어 이번에는 그의 부인이 2022년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김 원내대표가 당시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내일) 해명과 사과에 더 방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고 나서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도 “내일 입장 표명을 지켜봐 달라”며 “주변에선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통일교 특검 등 사법개혁 입법 드라이브가 원내대표 사퇴로 인해 발목이 잡힐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며 강경 지지층과 온건 지지층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 왔다는 점도 사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요인이다.
그러나 당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본인이 해명할 수 있는 사안인지, 용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으로부터도 거취에 대한 결단을 압박받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원직 사퇴는 아니어도 원내대표 사퇴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