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
<편집자주>대구시 최초 직영도서관이자 지역 대표도서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구도서관’이 개관 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지난 10월 24일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11월 5일 정식 개관한 이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대구도서관은 하루평균 2264명(12월 14일 기준), 주말에는 평균 4322명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대구도서관의 매력을 살펴봤다.
◇미군부대에서 지식과 문화의 공간으로
대구도서관은 남구 옛 캠프워커 헬기장 반환 부지에 건립됐다. 대구도서관 건립은 미군부대로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단절됐던 도시 공간을 연결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대구의 상징적인 사업이다. 연면적 1만 5075㎡,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어린이자료실, 일반자료실, 대구학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인문예술자료실, 공동보존서고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단순한 자료열람 공간을 넘어 배움과 쉼, 교류가 어우러진 복합문화시설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층별로 테마를 구성하다
대구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각 층마다 테마가 있다는 점이다. 4층 규모의 도서관이 각 층마다 연령별로 테마를 구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1층 어린이자료실은 ‘책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는 공간’을 주제로 낮은 서가와 놀이·블록·그림 특화 공간, AR(증강현실) 체험 콘텐츠를 마련했다. 또 권위 있는 어린이도서 수상작과 팝업북·헝겊북·빅북 등 입체 도서도 비치했다. △2층 일반자료실은 폭넓은 주제의 도서를 갖춰 모든 세대가 편히 머물 수 있는 독서 쉼터로 구성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면 낭독 프로그램과 다양한 독서 보조기기도 구비해 독서 취약계층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층 인문예술자료실에는 인문·예술·여행 분야 도서와 함께 아트북, LP, 지도 등을 비치하고, ‘예술서재’, ‘여행자의 서재’, ‘사유의 방’ 등 테마 코너를 조성해 감성 독서와 문화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4층에는 강당, 문화강좌실, 책뜨락(하늘공원) 등 평생학습과 문화활동 공간으로 조성했다. 지하에는 약 102만 권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보존서고를 구축해 지역 내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있는 주요 도서를 이관받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대구도서관만의 특별한 서비스
대구도서관에서는 AI 로봇 안내, RFID 기반 자동대출·반납, 도서 무인분류 시스템(시간당 1800권 처리), 차량 이용 24시간 북 드라이브스루, 무인예약시스템, 스마트 도서 추천 등 첨단 ICT 기술을 적극 도입해 편리하고 스마트한 도서관 환경을 구현했다. 각 층별에서 운영 중인 AI로봇은 도서 대출·반납에서부터 책의 서가 안내, 오늘 읽으면 좋을 추천도서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광역상호대차서비스(원하는 자료가 가까운 도서관에 없을 때 타도서관에 신청해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책두루서비스’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북드라이브서비스도 큰 인기다. 이 서비스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도서관의 자료를 대출·반납하는 서비스로, 정식 개관 이후 35일 동안 1100여 명이 북드라이브를 통해 2700여 권의 책을 이용했다.
△대구만의 특별성을 담다
대구도서관에는 대구시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구입한 도서로 만든 ‘대구사랑서재’와 대구학자료실, 디지털자료실 등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사랑서재는 도서관 2~3층 계단에 마련됐으며 지역 작가 및 출판사의 도서와 대구의 역사·장소·인물 등 대구와 관련된 도서가 비치돼 있다. 지역 작가 1947권, 지역 출판사 1662권, 대구 관련 소재 569권, 대구 학생 저자 197권 등 총 3200여 권이다. 또 대구 관련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을 담당한 대구학자료실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대구학을 열람할 수 있다. 디지털자료실은 컴퓨터존·노트북존·영상감상존 등 최신 정보환경을 갖추고 있어,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디지털 정보를 누릴 수 있다. 또 청소년공간 ‘틴구’는 ‘만들구·듣구·보구·놀구·쓰구’ 등 다섯 개 테마로 꾸며져, 창작·음악·영상·보드게임·필사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청소년 전용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뛰어난 접근성으로 시민들의 문화복합공간으로 거듭나다
대구도서관은 지역 도서관들 중 가장 뛰어난 접근성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영대병원역에서 도보 6분 거리에 있고, 버스도 남구 봉덕 1동 주민자치센터 쪽에서 도보로 5분이면 충분하다. 이는 지역의 다른 도서관과 비교했을 때 접근성이 매우 우수한 경우에 속한다. 국채보상운동 기념도서관의 경우 중앙로역과 경대병원역에서 각각 도보로 14분, 9분이 소요되고,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북부도서관도 북구청역에서 도보 6분 거리에 있다. 대구도서관 주차장 면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내년 하반기 도서관 뒤편에 조성되는 문화공원(주차 270면)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구도서관 운영시간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후 5시까지이며, 자료실과 전시 공간을 포함한 모든 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김락현 기자 kimrh@kbmaeil.com
◇권현주 대구도서관장 인터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겠습니다”
지난 11월 5일 개관한 대구도서관 권현주 관장의 말이다.
권 관장은 “개관 이후 너무 많은 분들이 이용해 주시는 것을 보고 그동안 대구도서관 같은 문화복합공간을 많이 기다리고 계셨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며 “시민분들의 눈 높이에 맞는 도서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를 대표하는 도서관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도록 하겠다”면서 “그동안 개관에 맞춰 유명한 저자 초청의 특강 형식의 행사가 많았지만, 새해에는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연령대별 문화 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구도서관은 내년부터 성인강좌와 어린이강좌를 단기·정기로 나눠 자선전 쓰기, 인문학, 자녀독서지도, 어린이 독서교실, 글쓰기 등 다양한 강좌를 개설한다. 또 만들기 등 취미를 위한 수시강좌와 어린이 독서를 지원하는 특강도 마련한다.
권 관장은 연령에 맞는 특화된 공간을 더욱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1층 어린이 공간과 2층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에 배치된 도서와 시설들을 잘 보전하고 더욱 충원해서 방문객들이 올때마다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들 볼 수 있는 독서 확대기나 LP 감상 공간도 더욱 신경써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취향이 다른 모든 세대가 대구도서관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구도서관이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내년 봄에는 4층 책뜨락(하늘공원)에서 문화공연 등 시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설 규모에 비해 도서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책을 기부하시는 분들이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고, 지역 기업과 지역 출판업계에서도 기부의사를 전달해 오고 있다”며 “일정 부분 책을 기부하는 분들과 기업들을 위한 기증가 명예의 전당 같은 공간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대구출판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에서 발간한 도서 3000여 권을 기증받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권현주 관장은 “대구도서관에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도와주시는 남구 시니어 서포터즈단, 자원봉사자, 근로학생들 등 많이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과 함께 대구도서관이 시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복합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