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왕복도 한 번 충전으로 가능할까.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구조를 바꿔 이 질문에 현실적인 답을 내놨다.
포항공과대학교는 KAIST·경상국립대 공동 연구팀과 음극을 없앤 ‘무음극 리튬금속전지’에서 부피 에너지 밀도 1270Wh/L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음극 전지는 충전 시 양극의 리튬이 구리판 위에 직접 쌓이는 구조다. 공간 활용은 뛰어나지만, 리튬이 고르게 쌓이지 않으면 덴드라이트가 자라 안전성과 수명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은 나노입자를 활용한 ‘리튬 호스트’로 리튬이 정해진 위치에 쌓이도록 유도하고 보호막을 형성하는 ‘설계형 전해질’을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100회 충·방전 뒤에도 초기 용량의 81.9%를 유지했고, 에너지 효율은 평균 99.6%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파우치형 전지에서도 검증됐다. 전해액을 최소한만 사용하고 낮은 압력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실제 차량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박수진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는 “음극이 없는 리튬금속전지에서 전성과 수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상용 용매 기반 전해질 설계를 통해 리튬이온 이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실렸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