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부진 지속···소비와 고용은 지역별 차이
대구·경북 지역 제조업 생산이 10월 기준으로 큰 폭 감소하며 지역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9일 발표한 ‘최근 대구·경북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대구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5.7% 감소, 경북은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기계장비, 자동차, 금속가공, 섬유와 전기장비 등 지역의 중심 산업 전반에서 감소 전환했다.
대구 수출은 전년 대비 6.8% 감소, 수입은 22.0% 증가해 무역수지는 악화됐다. 경북도 수출 11.4% 감소, 수입 5.2% 감소로 연중 역성장을 이어갔다. 기계류와 수송장비를 제외한 경북의 주력 품목인 전기·전자, 철강·금속, 화학공업제품 수출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설비투자 역시 부진했다. 대구의 기계류 수입은 소폭 증가했으나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BSI(설비투자실행BSI)가 기준치(100)를 지속적으로 하회했다. 경북은 기계류 수입(승용차 제외)이 20.7% 감소하면서 투자 위축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설비투자실행BSI는 기준치 이하인 87을 기록하며 10월(94)보다 더욱 낮아졌다.
소비 지표는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대구는 대형소매점 판매가 음식료품, 의복, 신발 및 가방 등을 중심으로 3.8% 증가하며 회복 전환했고, 경북도 음식료품, 신발 및 가방 등을 중심으로 6.7% 판매가 늘어나며 증가 전환했다. 다만 경북의 경우 승용차 신규등록이 17.3% 감소하며 소비심리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 흐름이 지속됐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2% 하락했으며, 경북은 매매가격 변동이 없었다. 전세가격은 지역별로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고용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대구 취업자수는 2200명이 증가하며, 고용률이 58.1%를 기록했으며, 경북 취업자수는 3만5500명이 증가하며 고용률은 66.5%로 1.5%p 상승했다.
경북의 고용 회복 폭이 대구보다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제조업과 공공서비스업 채용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대구 2.2%, 경북 2.5%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변동폭은 크지 않아 상대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다만 농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이 체감물가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수출·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고용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제조업 회복 없이는 반등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지역 주요 산업이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영향을 받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김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