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봉사자 300여 주 심으며 복구 첫걸음…“재난을 이겨내는 힘은 결국 사람”
지난 3월 대규모 산불이 휩쓴 영덕 별파랑공원은 한순간에 푸른 숲을 잃었다. 공원 면적의 30%가 검게 타들어간 자리에 재와 탄냄새만 남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그 상흔 위에 다시 희망이 심어졌다. 영덕군이 이날 별파랑공원에서 연 ‘영덕 별파랑 희망심기’ 행사에는 20여 개 사회단체와 봉사단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단풍나무 묘목 300주를 심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사람들이 삽 하나, 묘목 하나를 나누며 같은 마음으로 손을 모았다.
별파랑공원은 1997년 대형 산불을 이겨낸 뒤 되살아났던 곳이다. 두 번의 산불, 두 번의 상처. 하지만 주민들은 또다시 이곳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모였다. 영덕군 관계자는 “산불 피해 직후 가장 먼저 공원에 온 이들은 지역 주민들이었다”며 “힘든 복구지만, 함께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28일 체결된 ‘경상북도 산불피해지원 산림녹화사업’ 협약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올해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 가운데 영덕군의 산림 복구를 위해 향후 2년간 5억 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청단풍·은행나무·홍가시나무·진달래·영산홍 등 1만5천여 그루의 수종을 공원 곳곳에 심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행사에서 “산불이 남긴 상처 속에서도 서로를 북돋아주는 군민들의 연대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희망 숲이 조성되면 별파랑공원은 영덕이 다시 피어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은 내년에도 지역민과 전국 각지의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희망 심기’ 행사를 이어가며, 산불의 상처를 치유하는 장기 복구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