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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관리와 경영

등록일 2025-11-25 16:47 게재일 2025-11-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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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제조업은 ‘강건한 설비, 낭비 없는 공정, 숙련된 기술‘ 등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제조업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이 모든 요소보다 사람의 감정이 공정 품질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감정적 의사결정은 좋은 성과나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없다. 조직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과 절차로 이끄는 것이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 감정적 의사 표현을 하는 리더는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고, 사람 관계성과 조직에 나쁜 영향을 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하게 조절하여 바람직한 행동과 의사결정을 유지하는 역량을 감정관리(Emotional Management)라 한다. 감정은 억누르는 것보다 이해하고, 분석하고, 선택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제조업의 현장은 ‘사람과 설비의 접점‘에서 매일 여러가지 판단과 행동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실시간 공정 효율을 흔든다. 부담감과 긴장은 실수를 늘리고, 분노와 억울함은 협조를 줄이며, 무기력과 냉소는 설비 점검을 소홀히 만들고, 인정받는 감정은 자발적 개선활동을 촉진한다.  
   

감정관리를 잘하기 위해 첫째, 자기 인식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알고, 이것이 짜증인지, 실망인지, 두려움인지 이름 붙일 수 있는 능력이다. 분노 속에 의사 결정은 후회만 남을 뿐이다. 둘째, 감정 거리두기이다. 감정과 나를 분리해보는 능력이다. 화난 사람 전체가 내가 아니고, 지금 순간적으로 화가 난 상태일 뿐이다. 이 상태를 인지하면 감정적 의사 표현이나 결정은 하지 않게 된다. 셋째, 감정조절이다.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자신을 가라앉히는 기술이다. 호흡, 멈춤(3초 일시정지), 관점 전환, 말하기 전 점검 등이다. 넷쩨, 공감이다. 상대 감정의 구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공감은 감정을 줄여주고 대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최고의 기술이다. 다섯째, 표현의 기술이다. 감정을 ‘사실-느낌-요구’ 구조로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큰 기업의 CEO들은 얼굴에 감정 표현이 드러나지 않는다. 삼성 이병철 회장은 이건희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줄 때 ‘목계(木鷄)‘를 선물하고, ‘목계지덕(木鷄之德)‘ 이란 휘호를 써준 일화가 있다. 이것은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완전히 고요하고 안정된 경지를 뜻한다. 삼성의 리더십 원칙은 정서적 반응보다 근거중심의 의사 결정, 위기 상황에서도 ‘감정적 지시 금지’가 강조되고, 문제 발생 시 사실-원인-조치 순서를 엄격히 따르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또한, 감정이 올라왔을 때 1시간 숙성 후 의사 결정하면 감정적 판단을 피하고, 생산적인 피드백과 불필요한 갈등 감소로 나타난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면 바른 경영이 된다는 것이다. 

리더의 얼굴이 조직의 온도다. 감정과 나를 분리하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원칙과 절차가 있는 의사결정시스템이 큰 조직을 이끈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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