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 10월 고용·물가統計는 ‘발표 불가’ 가능성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가 43일 만에 종료됐다. 미 하원은 12일(현지시간) 임시예산안을 가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정부 기능이 13일부터 정상화된다. 셧다운 장기화로 지급이 중단됐던 연방 공무원 급여도 소급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임시예산은 2026년 1월 30일까지 정부 지출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특히 셧다운 기간 동안 통보됐던 연방 직원 해고 조치가 모두 취소되며, 내년 1월 말까지 해고 금지도 함께 명시됐다. 항공 관제 인력 부족으로 발생했던 항공편 지연도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다.
△ 10월 CPI·고용통계 ‘공백’···10~12월 성장률도 1.5%p 하락
43일 동안 정부 부처 상당수가 기능을 멈추면서 핵심 경제지표 공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통계는 집계 자체가 중단돼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9월 고용통계는 셧다운 직전 집계가 거의 마무리돼, 약 한 달 반 지연된 다음주 발표될 전망이다. 7~9월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12월 초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이 10~12월 성장률을 1.5%포인트 낮췄다고 추산했다. 공무원 급여 중단 등 정부 지출 축소가 직격탄이었다. 내년 1~3월에는 미지급 급여가 한꺼번에 집행되며 성장률이 2.2%포인트 반등하지만, 장기적으로는 110억달러(약 1조7천억 원)의 손실이 회복되지 못하는 경제적 상흔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은 미국 경기의 기본 체력은 견고하다고 보고 있다. 아틀란타 연준이 산출하는 ‘GDP 나우’는 7~9월 성장률을 4.0% 수준으로 추정했고, 민간소비도 카드 사용 통계 기준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0~12월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제시했다.
△ 정치권은 ‘승자 없는 싸움’···트럼프 지지율도 하락
이번 셧다운 종료 과정에서 정치권 내 갈등도 심화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임시예산 협조 조건으로 연말 종료 예정인 ‘오바마케어’ 보험보조 연장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당내 온건파 의원들이 이탈해 독자 합의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도부와 온건파 양측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 상단에 그동안 게시해왔던 정부폐쇄 스톱워치 대신 “민주당의 정부폐쇄가 42일 22시간 25분만에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The Democrat Shutdown is Officially Over After 42 Days, 22 Hours and 25 Minutes.)”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AP통신 등이 6~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부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3%로 지난 3월의 43%에서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지지율도 정부폐쇄 이전(9월) 39%에서 36%로 하락했다.
한편, 임시예산안은 셧다운을 일단 멈춰 세웠지만, 오바마케어 보험보조 연장 문제는 12월 재논의될 전망이다.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다음 달 FOMC를 앞둔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