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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미국에 100억 달러 추가 투자···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공장 가동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1-13 04:44 게재일 2025-1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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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전기차 생산 확대···트럼프 2기 출범 후 일본 기업 최대 규모 투자
70년 대미 진출 이래 누적투자 600억 달러···하이브리드 중심 ‘현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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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가 미국내 생산거점을 가진 차종의 하나인 RAV4 모델. /도요타자동차 제공

도요타자동차가 향후 5년간 미국에 최대 100억 달러(약 15조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1950년대 첫 미국 진출 이후 누적 투자액이 600억 달러(약 88조원)에 달하게 되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로 꼽힌다.

이번 결정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시에서 열린 배터리 공장 ‘토요타 배터리 매뉴팩처링 노스캐롤라이나(TBMNC)’의 준공 및 가동식에 맞춰 발표됐다. 이 공장은 도요타가 해외에 세운 첫 자체 배터리 생산법인으로, 총 140억 달러(약 20조원)가 투입됐으며 최대 51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전기차용 배터리 현지 생산 본격화

TBMNC는 도요타의 미국 내 11번째 생산거점으로, 초기에는 하이브리드차(HV)용 배터리를 양산하고, 2026년 이후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배터리전기차(BEV)용 배터리 생산으로 확대된다.
공장은 총 14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미드사이즈 세단 ‘캠리’와 SUV ‘RAV4’, ‘카롤라 크로스’ 등 주요 차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도요타는 이번 추가투자로 기존 켄터키·웨스트버지니아 등 주요 공장의 전동차 부품 생산능력 확충도 병행한다. 도요타의 북미 판매는 올해(1~10월) 207만대(전년 대비 8% 증가)를 기록했고,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50%를 상회한다.

△‘트럼프 관세’와 하이브리드 수요의 교차점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관세 강화 기조와도 맞물린다. 9월 말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가 종료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반면, 하이브리드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도요타는 “관세 대응 차원이 아닌 시장 수요 대응 투자”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9월 도요타의 북미 지역 영업이익은 1341억 엔(약 1조2000억 원) 적자로, 금융위기 이후 첫 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 생산 확대가 손실 완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시장과의 관계, 역사적 전환점”

오가와 데쓰오 도요타 북미 사장 겸 CEO는 “도요타 최초의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가동과 100억 달러 추가 투자는 회사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고용 창출과 지속적 투자를 통해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현재 미국에서 약 5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11개 생산공장에서 누적 35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해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 확대와 전동차 공급망 강화라는 ‘이중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경주APEC정상회의 직전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도요타가 미국 전역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자동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그 발언을 공식적으로 뒷받침하는 행보로, 정치적 상징성 또한 적지 않다는 평가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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