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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부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 왔다

등록일 2025-11-04 16:33 게재일 2025-1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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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는 캠프헨리, 캠프조지, 캠프워크 등 3개의 미군부대가 도심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면적이 남구 전체 면적의 6.2%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3군데 미군부대 부지가 도심을 점령한 때문에 도시개발이 안 되고 주민들은 재산권을 제한 받아왔다. 대구에서 가장 발전이 더딘 지역으로 낙인이 되기도 했다.

이곳 주민들은 헬기 소음과 환경오염, 교통 불편을 감수하면서 미군부대와 불가피하게 지금도 생활을 같이한다. 물론 미군부대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도 많았지만 주한미군, 국방부와 협의해야 하는 등 국가 안보 차원의 절차가 복합적으로 얽혀 민원 수용이 쉽지 않다.

조재구 남구청장이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 하면 미군부대 캠프워크 부지의 일부 토지반환을 말한다. 그만큼 미군부대 이전은 지역주민의 오래된 숙원이다.

조 청장이 말한 캠프워크 일부 반환부지에 대구를 대표하는 도서관이 설립됐다. 대구시의 54번째 공공도서관이지만 시 직영 첫 시립도서관으로 지역 도서관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연면적 1만5075㎡에 지하1층, 지상 4층 규모 건물이다.

대구학 자료실, 디지털 자료실, 청소년 공간 등 6개 자료실이 구비돼 있고, 전국 최초 광역상호대차 서비스, 북 드라이브 스루 등의 시설도 갖춰져 있다.

대구도서관이 들어선 자리는 캠프워크 동편 활주로와 헬기장 부지의 일부다. 100년만에 캠프워크 담장이 허물어지고 남구 주민이 그토록 기다렸던 장소에 문화 공간이 만들어졌다. 또 미군부대 부지에 막혀 있던 대구 3차 순환도로가 이를 계기로 완전 개통됐다.

미군부대 일부 부지의 반환이지만 대구 시민과 남구 주민이 받는 감개는 무량하다. 도서관이 들어선 부지 옆에 공원까지 만들어지면서 이 일대의 도시 얼굴이 확 달라지게 됐다.

미군부대 주둔이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달라진 시대 상황을 반영한 미군부지 활용 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도 좋다. 대구도서관은 미군부대 부지를 시민 품으로 되돌린 상징의 건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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